증권
악재에 갇힌 바이오株…3분기도 살얼음판
입력 2018-07-30 17:38 
의약품시총 한달새 9% 날아가
올 초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대내외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연일 추락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처셀, 신라젠 등 업종 대표주가 각종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분쟁 등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제약바이오주를 외면하는 경향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심리가 언제 풀릴지도 불확실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3분기에는 회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전통 제약업체 등에 선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535조원으로 지난 2일(1519조원) 대비 16조원(1.1%) 이상 감소했다. 업종별 시가총액 증감률을 살펴보면 의약품 업종(-9.3%)이 가장 큰 폭으로 시가총액이 줄어들었고 유통(-5.2%), 음식료품(-4.9%), 의료정밀(-4.9%) 등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77개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도 10% 이상 떨어졌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 의약품과 의료정밀 업종에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총 39개로 주가가 오른 종목(16개)보다 배 이상 많았다. 대표주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14.99%, 11.03% 떨어졌고 녹십자(-11.86%), 대웅제약(-7.65%), 한올바이오파마(-4.20%), 종근당(-3.48%), 한미약품(-1.54%) 등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반면 유유제약, 삼성제약, 현대약품, 일동제약 등 중소형 제약사는 2% 이상 소폭 올랐다.
문제는 하반기 제약바이오 업종의 상승 반전을 이끌 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고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 계약 등의 호재에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달 중순 제넥신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투여 임상 계획을 발표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중국 수출계약 소식을 전했지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다. 제넥신은 지난 10일 10만1300원까지 올랐지만 30일 7만8900원까지 급락했고 코오롱생명과학도 지난 18일 7만7000원에서 30일 7만600원으로 떨어졌다. 한미약품 역시 글로벌 제약기업 얀센과 진행하는 비만·당뇨 신약 글로벌 임상 2상 추가 진행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세를 그렸다.

3분기 발표 예정인 금융감독원의 제약바이오기업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에 대한 테마감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가 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녹십자, 종근당, 유한양행 등 전통적인 제약업체와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등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조업체 등은 상대적으로 금감원 감리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금융감독원 재감리, 네이처셀 대표이사 주가조작 혐의 구속, 신라젠 임상 실패 루머 등 개별 악재들이 터지면서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금융감독원의 연구개발비 무형자산 과다인식에 대한 테마감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회계 리스크가 적은 전통 제약업체와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진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 비중을 다시 늘려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과 환율 전쟁 등 외부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제약바이오 업종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된다면 지금의 주가는 분명 저점에서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 비중을 줄여 나가야 한다"며 "하루이틀 내에 분위기가 반전되거나 추세 반전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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