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구청, 시 간부 한마디에 시청 그늘막 우선 설치…"깊이 반성"
입력 2018-07-30 13:50  | 수정 2018-07-30 16:58
서울시청 앞에서 수거한 그늘막과 사과 플래카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 중구가 서울시 간부의 요구에 따라 서울시청 앞에 우선 설치했던 무더위 그늘막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에 따르면 이날까지 50곳에 배치할 예정이던 그늘막이 차질을 빚어 설치되지 못했지만, 유독 서울시청 앞에만 4개가 우선 설치돼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서양호 중구청장은 이날 오전 중구청 잔디광장에서 "'서울광장에 그늘막을 설치하라'는 서울시 간부의 말 한마디에 중구청이 설치한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 중구청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늑장 부리기, 눈치 보기 등 부끄러운 구정을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또 "앞으로 설치될 장소도 살펴보니 주로 중구민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곳보다는 시청 앞에 이어 명동 입구, 을지로 입구 등 시내에 집중돼 있었다"면서 "정작 그늘막 설치를 요청하고 이용해야 할 중구민 의견은 수렴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그늘막 수요를 재조사한 뒤 오는 10일까지 50곳에 설치를 완료하고, 이후 필요한 곳을 추가 조사해 늦어도 오는 8월 말까지 모두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광장에 설치했다 수거한 그늘막은 반성의 의미로 구청장 임기가 끝나는 2022년 6월까지 중구청 광장에 둔다.
그늘막 설치를 요구한 서울시 간부와 이를 수용한 구청 관계자는 서울시에 직접 징계를 의뢰할 계획이다.
서 구청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환골탈태하고 구민을 위한 구청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청 관계자는 "시청 근처 차양막 설치는 시민 수요에 기반해 중구청과 상의를 거친 뒤 정식적으로 공문을 요청한 결과"라며 "시 간부의 갑질로 보기엔 과하다"라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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