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코스닥에 몰려드는 美·日·베트남 기업들
입력 2018-07-30 11:34 

[본 기사는 07월 26일(09: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최근 순수 해외기업의 한국 증시 입성 시도가 늘어나면서 동시에 중국 기업 중심이었던 국적도 미국 베트남 일본 싱가포르 등 다국적화되는 추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시애틀의 소셜카지노게임 개발업체 더블다운인터랙티브(DDI)가 코스닥 상장 의사를 밝혔다. DDI는 국내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더블유게임즈의 자회사 디에이트게임즈가 디에이트게임즈가 지분을 100% 보유중인 회사다. 한국 회사에 인수되기는 했지만 미국에서 시작한 순수 미국기업으로서는 코스닥 최초다.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는 해외의 '한상기업'이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국과 연고가 없는 해외 기업들이 국내 증시 상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전격투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개발사로 유명한 일본 게임업체 SNK는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간사로 선정하고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1978년 설립된 SNK는 1990년대 오락실을 주름잡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메탈슬러그' 등 2D 대전액션게임 장르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 부침을 겪으면서 지난 2015년 중국 게임업체 37게임즈에 인수됐다. 현재 대주주는 37게임즈이며 지분 81.25%를 보유중이다.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일본 게임업체로는 최초로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케이스가 된다.

베트남의 바이오 시밀러 1위 기업인 나노젠도 코스닥 상장 의사를 밝혔다. 베트남 유일의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나노젠은 미국 유명 바이오업체에서 15년 근무한 호난 회장이 최대주주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지난 해 4월 약 200억원 투자해 지분 10%를 보유중이다. 나노젠은 내년을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젠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 베트남 토종기업 1호 상장이 된다.
싱가포르에 설립된 바이오 국책연구소 프레스티지바이오리서치(PBR)의 자회사 프레스티지바이오도 한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프레스티지바이오는 PBR의 항체의약품 개발부문을 분사해 세운 회사로, 국내에서는 항체의약품 제조 및 상용화를 전담한다. 지난 해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주간사로 선정하고 상장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한국과 연고가 없더라도 코스닥의 바이오와 IT·게임 종목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매력포인트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중국 무역전쟁 및 주요 국가들의 환율 조정 등으로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바이오와 게임은 코스닥 주도주로 꼽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코스닥=게임·바이오'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코스닥에서 바이오나 게임 업종들이 밸류에이션을 잘 받는 편이라 다른 해외 업체들도 코스닥에 상장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기업 상장을 반기면서도 그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한국에 연고가 없기 때문에 사업이 잘 되지 않거나 주가가 부진할 경우 '먹튀'를 하는 불량 기업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바이오나 게임 등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는 부분에서 해외기업들이 매력을 느끼고 입성해 시장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면 좋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옥석가리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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