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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그린·워터·소셜…채권시장이 주목하는 `ESG`
입력 2018-07-30 10:13 

[본 기사는 07월 26일(14:3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채권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 기여를 생각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ment'가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ESG채권은 그동안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활발히 발행돼 왔지만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ESG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국내 기업들도 ESG채권 발행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SG채권 발행 범위도 넓어지는 추세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그린본드 뿐 아니라 워터본드, 지속가능채권, 소셜본드 등 개념조차 생소한 채권이 발행됐거나 채비를 갖추고 있다. 공익성이 강조되는 공공기관 뿐 아니라 일반 사기업이 ESG채권 발행을 준비하는 사례도 생겼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26일까지 국내 기업이 발행한 ESG채권은 총 다섯 건이다. 지난 3월 한국수출입은행이 4억달러 규모로 그린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5월에는 KDB산업은행이 최초로 원화채 그린본드를 3000억원치 발행했다. 같은 달 한국수자원공사는 아시아 최초로 워터본드를 3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이달 들어서는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 각각 지속가능채권과 그린본드를 5억달러, 6억달러 발행했다. 한편 IBK기업은행과 롯데물산 등도 ESG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SG채권의 가장 큰 특징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환경이나 사회, 지배구조 개선 등의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점이다.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이름이 붙는다. 예를 들어 환경 친화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채권은 '그린본드'로 불리고, 워터본드는 그린본드의 한 종류로 조달 자금을 물 관련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사회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은 소셜본드다. 지속가능채권(Sustainable Bond)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환경 친화적인 프로젝트나 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 목적으로 모두 쓰일 수 있다.

아직 국내 ESG채권시장은 세계적 눈높이로 봤을 때 갈 길이 먼 수준이다. 국제자본시장협회(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에 따르면 지난해 총 그린본드 발행액은 1555억달러로 2016년 대비 60% 증가했으며, 소셜본드의 경우 올해 8월까지 총 156억 달러가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발행됐다. 국내의 경우 ESG 가운데 환경 측면에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개선이 더딘 모습을 보이며 ESG 순위에서 OECD회원국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큰손으로 분류되는 국내 주요 연기금의 ESG 투자 규모 역시 유럽 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평가 요소에 사회적 가치가 추가되고, 정부 기조와도 맞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의 ESG채권 발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으로 발행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일반적인 채권에 비해 견조한 수요가 있는 ESG채권 발행이 더욱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희채 국제금융센터 채권팀 과장은 "일반적인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기엔 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ESG채권은 꾸준한 수요가 있어 유리할 수 있다"며 "그린본드 뿐 아니라 소셜본드 발행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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