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부지 허가권 쥐고있는 국토부…여의도 개발 결정권은 서울시장에

◆ 박원순-김현미 기싸움 ◆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통째 재개발' 발언에서 시작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제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여의도와 용산역·서울역 개발. '중앙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국토부와 '지자체 고유 권한'이라는 서울시 입장이 팽팽히 맞선다.
부동산 시장과 투자자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매일경제가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자세히 따져보았다.
김현미 장관이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실제 진행되려면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내용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선 여의도 개발계획은 '원칙적으로' 서울시 소관으로 국토부와 협의 없이 자체적으로 수립·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김 장관의 발언이 틀린 부분이다.
'여의도 재구조화 종합구상(여의도 마스터플랜)'은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구체화하고 지구단위계획·정비사업 등 도시관리계획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성격이다. 여의도 마스터플랜의 핵심인 주거지역 종상향이나 아파트 재건축 층수 규제 및 완화 등은 전적으로 서울시 권한이다. 국토부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국유지 운용 등인데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이 같은 내용이 극히 제한적으로 담겨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 담당자들이 "도대체 뭘 협의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배경이다.
반대로 용산역·서울역 일대 개발은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으면 현실성이 없다. 국가 소유인 철로를 지하화하거나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국토부 허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산역·서울역 일대 개발 마스터플랜은 서울시와 국토부, 코레일 사이에서 협의가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역의 경우 통합환승체계와 북부역세권 개발안 등을 담을 목적으로 철도 동선 및 기술적 부분은 국토부가, 관련 주변 도시관리·계획 등에 관한 건 서울시가 코레일과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통해 준비했다. 서울시는 최근 자신들의 용역을 끝냈고, 국토부 용역이 끝나는 대로 공동 협의 절차가 시작된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