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디저트노마드族`의 선택…"이색 디저트로 행복을 삽니다"
입력 2018-07-27 17:47  | 수정 2018-07-27 17:48
'와줘서 고마워'가 판매하고 있는 각종 디저트. 왼쪽부터 '마카롱', '꼬끄크런치', '인절미볼'.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디저트의 시대다.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며 행복감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디저트노마드족'도 등장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맛있는 디저트를 찾아다니는 이들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양이 적고 다소 비싸더라도, 이색적이거나 맛있다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를 넘어 '나심비(가격을 신경 쓰지 않는 자기만족)'란 말이 나왔을 정도다. 업체들 역시 이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이색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와줘서 고마워를 찾은 27일 오전 11시께. 무더운 날씨였지만 개점 20분 전부터 이미 손님들은 바깥에서 대기 중이었다.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디저트노마드족이 찾는 디저트는 완전히 이국적인 음식이나 알지 못했던 것들은 아니다. 기존 디저트에서 변신한 것들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씨(25)는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디저트는 (먹어도) 일회성 경험에 그치는 것 같아 찾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계속 먹을 수 있는 디저트들이 더 좋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마카롱 전문점은 익숙한 디저트를 변형해 성공한 대표 사례. 가게를 찾은 27일 오전 10시 40분께 기온은 이미 30도에 육박하고 있었지만 10여명의 손님들이 개점 20분 전부터 대기 중이었다.
와줘서 고마워가 판매하고 있는 무화과 마카롱. 기존의 마카롱과 달리 이색적인 음식이 들어가기도 한다.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이 가게가 디저트노마드족에게 큰 인기를 끈 건 특이한 맛의 마카롱을 제공하기 때문. 원래 마카롱은 과자 사이에 크림을 넣어 먹는 간식이지만 이 곳 마카롱은 체리나 무화과가 들어가기도 한다. 종류 역시 독특하다. '씨앗호떡맛'이나 '미숫가루맛', 심지어 '콩고물쑥떡맛'까지 있다.
이곳에서 원하는 마카롱을 먹으려면 주말엔 최소 1시간 전부터 줄을 서야 한다는 게 누리꾼들의 설명이다.
`디저트연구소`가 판매하고 있는 케이크 `해바라기`와 `선인장`. [사진 = `디저트연구소` 인스타그램 캡쳐]
명동에 있는 한 케이크 전문점은 특이하고 예쁜 모양으로 디저트노마드족 '성지'가 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 케이크는 하나같이 범상치 않다.
이곳에서는 케이크가 화분에 담긴다. '해바라기'를 주문하면 해바라기 모양의 케이크가 화분에 담겨 나오고 '선인장'을 주문하면 선인장이 나온다. 사진으로 보면 믿기 어렵겠지만 모두 먹을 수 있는 것들로 만들어졌다. 흙도 알고 보면 먹을 수 있는 쿠키다.
디저트연구소 외벽. [사진 = `디저트연구소` 인스타그램 캡쳐]
두 메뉴는 각각 '모카 케이크'와 '쿠키 앤 크림 케이크'로 다른 가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맛이다. 하지만 쉽게 볼 수 없는 모양의 디자인이 2030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가격 역시 크게 괘의치 않는다. 케이크 한 조각에 9000~1만 원대로 웬만한 식사 한 끼와 맞먹는 가격이지만 지갑을 여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다. 직장인 박모씨(24)는 "가성비와 안 맞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큰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름 적은 돈으로 내 행복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어리퀸(DQ)'에서 판매중인 무중력 아이스크림 '블리자드'. 실제로 거꾸로 뒤집어도 아이스크림이 흐르거나 떨어지지 않는다.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지난해말 한국에 진출한 미국의 한 패스트푸드 전문점. 최근 서울 마포구에 세번째 지점을 냈는데, 이 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디저트인 아이스크림이다. 이른바 무중력 아이스크림. 거꾸로 들어도 아이스크림이 쏟아지지 않는다. 각종 SNS에도 아이스크림을 뒤집어 찍은 인증사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엔 무중력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하루 평균 2000여명이 몰리면서 재료 수급 자체에 차질이 생기는 품절 대란이 생기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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