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들어 코를 골거나 척추·관절부위에 통증이 자주 발생한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병명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체중증가를 먼저 의심해봐야 한다.
체중이 늘어나면 상기도 안쪽에도 살이 찌게 되면서 공간이 좁아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체중을 5% 정도만 줄여도 코골이가 약 80%가량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무릎 관절도 체중의 7~8배 부담이 가해진다. 체중을 1㎏ 감량하면 관절에 주는 부담을 3~4㎏ 줄일 수 있다.
척추도 마찬가지다. 앉아 있는 것은 서있는 것보다 척추에 1.5~2배 부담이 되는데, 비만 자체가 허리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복부비만은 상체를 뒤로 젖히는 자세로 만들어 허리에 큰 부담을 준다.
비만 치료·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병원의 김하진 대표병원장은 "복부비만은 척추건강의 적"이라며 "척추는 체중의 60%를 지탱하는데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부담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비만한 사람은 근력이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근육이 척추를 지지하는 기능이 떨어져 허리 디스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중년이 되면 뼈를 구성하는 칼슘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데 이때 비만은 약해진 관절에 더 많은 물리적인 힘을 가중하기에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비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30대 중반 이후부터 근육량을 늘리는 별다른 노력이 하지 않으면 10년마다 근육의 약 5%가 소실된다. 전반적으로 근육량이 부족한 결과로 나타나는 복부 비만이 됐다면, 체내 근육량은 더욱 현저히 떨어지고 또 다시 기초대사량을 낮추는 악순환이 된다는 얘기다.
복부미만의 예방 및 치료는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에 따라 다르다.
중년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근육이 소실되고 여성화 체형으로 변화한다.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운동량까지 부족하면 불룩한 뱃살을 갖게 되는 것이다. 중년 여성은 40대 후반부터 찾아오는 폐경 후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줄고, 지방의 재분포가 일어나게 돼 배 부위에 지방이 본격적으로 축적된다.
중년층의 복부 비만을 예방·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이른바 '정석 다이어트'다. 그러나 두 방법은 오래하기 힘들뿐더러 혼자 정확하고 균형 잡힌 방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지방흡입 수술이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된다. 지방흡입 수술은 복부는 물론 허벅지, 팔뚝 등 잉여 지방을 선택적으로 흡입해 부분적인 사이즈 감소에 탁월한 효과를 낸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지방세포를 직접 추출해 요요 가능성도 낮춘다. 특히 피하지방이 많은 사람일수록 지방흡입 수술의 효과를 더욱 기대할 수 있다.
김하진 대표병원장은 "흔히 지방흡입 수술을 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외모 관리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최근엔 몸을 건강하게 가꾸려는 중년층에게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