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선수 청문회 `코드인사·이념 편향성` 공방…다운계약서·위장전입 의혹 등 도덕성 문제 질타
입력 2018-07-23 16:28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57·사법연수원 17기)가 자신의 통합진보당 해산사건 변론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활동 등 이념 편향 논란에 대해 "변호사로서 가졌던 관점과 견해는 대법관 직무를 수행하면서 변화될 수밖에 없고, 민변과의 관계는 단절하겠다"고 밝혔다.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에 대해선 "관행을 따랐을 뿐이지만 잘못을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여·야 위원들은 김 후보자의 통진당 변론활동과 민변 활동, 과거 참여정부 때 대통령 사법개혁 담당 비서관을 지낸 이력 등에 대해 이념적 편향성 우려를 집중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김 후보자는 통진당 해산사건에선 헌법재판소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재조사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는 등 국론 분열이 있는 사건마다 관여하며 정치적 편향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김승희 의원도 김 후보자의 발언이 담긴 책을 언급하며 "'검찰과 재벌은 개혁대상이고 그들에게 포획된 국회의원들은 악의 축'이라고 보는 후보자의 가치관이 과연 중립적인 대법관으로서 적정한 지 의심이 된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대법관으로 사는 삶은 민변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데에서 출발해야만 할 것이고, 이런 배경에서 대법관으로 제청된 직후에 민변을 탈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진당 해산 사건 변론과 관련해선 "법률 전문가로서 저에게 사건을 의뢰한 사건을 맡았을 뿐이며, 헌재의 해산 결정이 난 이상 이를 수용하고 존중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4년 헌재의 해산 결정 직후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이자 헌재 자신에 대한 사망선고다"라고 비판한 것과 입장을 달리한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가 시인한 서초동 반포한양아파트 매입 당시 다운계약서 작성 문제에 대한 지적과 함께 장남의 고교 진학을 이유로 서초동에서 대치동으로 전입했던 데 대해 위장전입 의혹도 불거졌다. 앞서 김 후보자는 2000년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취득가액을 4억 7500만원이 아닌 2억원으로 축소 신고한 데 대해 인정한 바 있다.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서초동 반포한양아파트 사실 때에 다운계약을 해 취득세와 등록세를 적게 내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며 "아무리 관행이라고 해도 내야 할 세금을 안 내는 것은 후보 본인의 양심과 관계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후보자 장남의 고교 진학을 이유로 서초동에서 대치동으로 전입한 데 대해 "약자를 대변하고 사회를 비판해 왔다는 후보자가 정작 자신과 후보자 가족만 위하는 일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잘못한 점을 인정한다. 다만 2006년 이전에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되지 않아 관행에 따른 것이고, 실거래가 신고 시 매매계약이 이뤄지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선 "장남이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남자고교 입학을 위해) 대치동 쪽으로 옮겼다. 자녀교육을 위해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고 위장전입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70·2기) 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대해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법원이 신뢰를 얻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하고 검찰 수사도 이뤄지고 있다"며 "국민의 관점과 시각에서 접근하면 간명하게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서 법원이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관이 돼서 사법 거래를 하자면 어떻게 하겠냐'고 질문한 데 대해서는 "그럴 일도 없겠지만 그런 요구가 들어온다고 하면 당연히 거절해서 시도 자체를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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