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 역사교과서에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표현 섞어 쓴다
입력 2018-07-23 14:48 

2020년부터 중·고교생들이 배우는 새 역사교과서에는 그간 논란이 됐던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함께 사용된다. 다만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은 집필기준에서 빠지게 됐다.
23일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이달 말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집필기준은 서로 다른 여러 출판사가 검정교과서를 제작할 때 기준으로 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당초 교육부는 기존 교과서와 교육과정에서 혼용했던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 표현을 '민주주의'로 바꾸기로 했다가 보수진영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역대 역사과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대부분 '민주주의' 표현을 썼고,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내포하는 자유·평등·인권·복지 등 다양한 구성요소 중 일부만 의미하는 협소한 개념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었지만 보수 진영 법학자들 사이에서는 국가 정체성을 흔들 수 있는 '반(反)헌법적' 조치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논란이 이어지자 교육부가 결국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을 모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내용은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제외됐다. 앞서 교육부는 "국가기록원 자료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유엔 선거 감시가 가능한 지역에서 수립된 유일한 합법정부"라며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옛 집필기준(2009 개정 교육과정)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정교과서 추진 당시 논란이 됐던 1948년의 의미는 '대한민국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정했다. 현재 교과서에서도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현했다. 임시정부의 정통성과 독립운동 역사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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