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의약품 생산·유통에 블록체인 활용으로 안전성↑"
입력 2018-07-23 14:23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의약품의 생산·유통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의약품의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3일 내놓은 정책보고서 KPBMA브리프에 따르면 문상영 한경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의약품 유통 환경 변화에 비해 한국 제약업계의 의약품 물류관리 시스템이 뒤처졌다며 한국 의약품 물류 업계가 단순 운송·보관 기능에 치중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최근 온도에 민감한 바이오의약품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기존 물류 시스템으로는 의약품 변질의 위험에 완벽히 대비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실제 지난 5월 초 서울 강남구의 한 피부과에서 환자들이 변질된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포폴을 투약받고 집단 패혈증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문 교수는 환자에게 투약하기 직전까지 의약품 상태에 대한 추적·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강조했다. 의약품의 생산에서부터 소비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거래 정보를 공유해 변질된 의약품 투여로 인한 인명사고를 줄이고, 변질에 따른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약품 유통 분야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은 국내 산업계의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블록체인을 비롯해 센서 기반 모니터링,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경쟁력이 우수해서다. 이를 활용하면 국내에서도 효율적인 의약품 물류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문 교수는 전망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의약품 공급 체인 보안 법률(DSCSA)'가 지난해 발효돼 의약품 이동에 대한 검증·문서화·인증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일련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의약품의 거래가 어려워졌으며 내년부터는 일련번호 부여에 더해 제품 추적과 관련된 문서가 있는 의약품만 반품·재배포가 가능하게 될 예정이다.
글로벌 물류기업 UPS는 DSCSA 발효에 맞춰 의약품의 일련번호를 확인·인증하고, 관련 정보를 6년동안 저장·식별·집계·추적하는 운영관리 시스템을 내놨다. 이를 통해 의약품 공급 체계 속의 모든 거래에 대한 정보가 간소화·표준화되고, 이를 모든 구성원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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