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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불안이 미칠 파장…후반기 LG 향한 경고의 시그널
입력 2018-07-23 05:56 
LG가 지난 주말 두산과의 시리즈서 아쉬운 싹쓸이 패를 경험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결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올 시즌 최악의 순간이었다. 순항하던 LG 트윈스에게 후반기 경고신호를 남긴 것일까.
LG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서 모조리 졌다. 그런데 단순 3연패가 아니다. 올 시즌 두산전 8전8패, 지난 시즌까지 더하며 10전10패라는 처참한 기록이다. 상대가 한 지붕 라이벌 두산이기에 LG는 주간 5할 승률도, 리그 4위라는 호성적도 까맣게 잊을 만큼의 심각한 충격을 입게 됐다.
심리적으로 내상이 강하게 남을 시리즈였다. 3연전 전부 경기 후반 주도권을 뺏겼는데 특히 21일 경기는 그 과정이 참담 그 자체였다. 7회초 전까지 8-1, 무려 7점차 리드를 잡고 있던 LG는 불펜진이 투입되자마자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는데 진해수부터 이동현까지. 누구 하나 믿음직하지 못했고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다보니 경기 후반 LG 선수들 전체의 집중력이 저하됐고 이는 대패로 이어졌다. 22일 경기도 마찬가지. 6회까지 아슬아슬한 1점차 리드를 잡고 있었으나 불안했다. 그리고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고 역전을 허용하는 실점이 됐다. 타선이 안 터진 것이 원인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전날(21일) 경기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었다. 선수단 사기에 적잖은 영향이 끼쳐진 것이다.
이번 시즌 기대 이상 순항하고 있는 LG는 순위도 4위, 상위권에 위치해있다. 막강해진 팀 타선 및 안정적인 선발진까지 더해지며 10개 구단 중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강팀으로 탈바꿈했다. 후반기에도 시작이던 넥센과의 주중 3연전을 모조리 잡아내며 기세를 이어갔다.
다만 장밋빛만 이어지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신호가 될 만한 경기력이 주말 내내 펼쳐졌다. 타선과 선발은 제몫을 해냈지만 불펜진이 완전히 무너졌고 이는 팀 전체 경기력으로 퍼졌다. 밀리면 추격하고 따라잡히면 다시 쫓아가는 흐름을 유지했으나 마운드가 버텨내주지 못하니 돌아간 흐름을 되찾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불펜 불안이 미칠 파장은 프로야구 경기에서 생각 이상으로 크다. 더욱이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는 8월 말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예고된 순위싸움 및 2연전 일정은 체력적으로 선수들에게 부담을 준다. 마무리투수 정찬헌은 아시안게임에 참가까지 해야 한다.
LG에게는 불펜 불안이 마치 아슬아슬한 뇌관과도 같은 상황. (다른 팀들에 비해) 유독 더 성장이 더딘 새 불펜자원 및 한계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기존자원들 모두 가장 위험한 시기에 직면한 듯 했다. 수차례 강조되지만 있는 자원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보다 획기적이고 특단의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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