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침체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매매거래량이나 청약성적, 입주예정물량 등의 여러 통계상 하반기 지방 시장 지표가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에서도 일부 광역시는 상대적으로 전망이 괜찮은 곳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5대 광역시 중 대구와 광주의 상반기 주택시장은 보유세개편, 공시가 상향 조정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재고주택은 물론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순항을 이어와 하반기에도 비교적 컨디션이 괜찮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6월까지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곳은 대구와 광주 두 곳 뿐이다. 대구는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5개 광역시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광주는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했다. 대전도 연초부터 상승을 유지해 왔지만 6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지역들은 매매거래량도 많았다. 올해 5월까지 대구는 1만5279건의 아파트가 거래돼 지난해(9785건)보다 5494건이 증가했다. 광주는 같은 기간 1만1199건이 거래도 전년동기대비 1088건이 늘었다.
1년 전 대비 미분양주택이 줄어든 광역시도 대구와 광주로 집계됐다. 광주는 5월 현재 338세대로 1년 전 1326세대보다 988세대가 줄었다. 대구의 5월 미분양 물량은 194세대로 전년동기(383세대)보다 189세대 감소했다. 상반기 신규분양시장에서 이 지역들에서 나온 물량은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되기도 했다.
광주는 향후 3개월 시장전망에서도 긍정적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일선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조사한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에서는 광주만 기준(100)을 초과한 101.7을 기록했고 나머지 지역은 기준을 하회했다. 기준 상회는 3개월 후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울산은 지수가 가장 낮은 67.4를 기록한데다 하락 전망이 66.1%로 높게 나타났다. 중공업 등 지역기반산업의 침체로 인한 경기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5월 현재 울산의 미분양세대 수는 1004세대로 지난해 5월보다 291세대 늘기도 했다.
미분양은 부산에서도 증가추세다. 5월 기준 부산 미분양은 2238세대로 전년동월대비 1402세대가 늘었다. 부산은 지방에서 세종시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라 규제 영향이 점차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개월째 매매가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라 부산지역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다만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특정 사업장은 치열한 청약 경쟁이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구, 부산 등 다른 광역시보다 주택시장 규모가 작은 대전의 경우 하반기 뚜렷한 이슈는 없으나 최근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보여 부산과 함께 조금은 흐린 기상도가 예상된다"며 "여러 지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좋지 않은 울산의 경우 당분간 구름 많은 흐린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요자들이 매우 심사숙고하며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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