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돌아온 기관…바이오 대신 콘텐츠 샀다
입력 2018-07-17 17:36  | 수정 2018-07-17 19:30
이달 들어 기관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한 가운데 엔터테인먼트·미디어·게임 등 콘텐츠 관련주를 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주는 미국·중국 무역분쟁과 비교적 거리가 있는 데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4차 산업혁명 테마주로 언급되면서 최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약 30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은 최근 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이달 코스닥 시장에서 900억원 넘게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달 연기금은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코스닥 시장에서 꾸준히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기관이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3월 4953억원 순매수했지만 이후 4~6월 내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3개월간 기관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3571억원에 달한다.
이달 기관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는 데 기여한 종목들은 엔터테인먼트·미디어·게임 등 콘텐츠주였다. 기관은 지난 1일부터 17일 장 마감까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지난달만 해도 기관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였지만, 이달 들어 바이오주를 제치고 엔터주가 상위로 올라선 것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빅뱅 공백 이후 6월 초까지만 해도 주가 부진을 겪었다. 당시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는 2만8000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최근 한 달 동안 약 25% 급등했다. 현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는 3만9000원 수준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블랙핑크 등 소속 가수들이 최근 내놓은 신곡이 흥행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 투어공연도 예정돼 있어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기관은 이 밖에도 제이콘텐트리(258억원), 컴투스(179억원), 카카오M(176억원), 아프리카TV(128억원) 등을 사들였다. 대체로 미디어·엔터·게임 등 콘텐츠 중심의 종목이 기관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제4차 산업혁명 유망주로 플랫폼·콘텐츠주를 꼽았다. 이상헌 연구원은 "에스엠·JYP·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아프리카TV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업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 1위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인 후야가 나스닥 상장 2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2배 늘어난 75억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다중채널네트워크(MCN) 플랫폼인 아프리카TV에 대한 기대도 높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작품 제작을 위한 제이콘텐트리의 유상증자에 주목했다. 김회재 연구원은 "작년 이후 지식재산권(IP) 투자에 대한 성과가 좋고, 국내외에서 대작 작품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드라마 사업 강화를 위한 유상증자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컴투스 등 게임주 역시 대표적인 콘텐츠주로 꼽을 수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컴투스에 대해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신작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가 3분기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정 연구원은 스카이랜더스의 올해 일 평균 매출액을 5억원으로 추정했다.
한편 기관의 코스닥 시장 순매수 2·3위는 포스코켐텍, SKC코오롱PI가 각각 차지했다. 포스코켐텍은 전기차 관련 2차전지 재료인 음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또 SKC코오롱PI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기차, 2차전지 등에 필요한 PI필름을 공급한다. 이들 종목들은 4차 산업혁명 관련주로 언급된 바 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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