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7일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51)의 보좌관을 지낸 한주형 씨(49)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지사에 대한 본격 수사도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한씨의 경기도 자택과 사무실 등에 수사 인력을 보내 보좌관 재직 당시 업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이후 한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한씨는 경찰 조사 당시 지난해 9월께 드루킹 김동원 씨가 이끌어온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회계를 담당한 '성원' 김 모 씨(49)로부터 500만원 상당의 돈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후 드루킹이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 3월 26일 돈을 다시 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한씨는 돈을 받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이번 달 생활비가 부족하니 아껴 쓰라'는 내용의 문자를 드루킹에게 잘못 보냈다"며 김씨가 건넨 돈을 거절하려 했지만 "곧 갚겠다"는 조건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자료 등을 토대로 한씨와 경공모 간에 돈을 주고받은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날 오전 1시 5분께 '아보카' 도 모 변호사(61)를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위조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검팀 관계자는 "(도 변호사가) 조사 중 심적으로 불안감을 느꼈고 증거위조 혐의를 적용받고 있어 부득이하게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의 최측근으로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경공모가 2016년께 정치권 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모아 전달하려 한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공모는 김 지사에게 후원금 2700만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후원금 5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자금 자료 등 증거물을 위조해 제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께 도 변호사를 구치소에서 소환해 추가 조사 한 뒤 구속영장 청구할 예정이다. 또 드루킹과 측근 '서유기' 박 모 씨(30)도 각각 이날 오전 10시, 오후 2시께 불러 조사했다.
[송광섭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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