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국 연구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생각보다 정확치 않을 수도 있다"
입력 2018-07-17 10:25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거나 교정할 수 있어 암 등 난치병 정복의 핵심 기술로 각광 받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웰컴생어 연구소의 앨런 브래들리 박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쥐 줄기세포와 인간 망막 상피세포 실험을 통해 자칫 처음 편집하려던 유전자 주변의 염기 수천개가 없어지거나 재배열되는 등의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난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주로 암, 인간면역결핍바이러(HIV), 혈우병 등 난치성 질환에 대한 유망한 치료 전략으로 널리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기존까지는 이 같은 유전자 가위가 의도하지 않은 염기를 잘라낼 확률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설령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바로 옆 염기를 제거하거나 새로 삽입하는 정도의 오류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이 같은 사소한 문제 외에도 더 큰 위험이 있다는 가능성을 경고한다. 표적 주변 염기 수천개를 잘라내거나 염기서열의 아주 복잡한 재배열을 일으키고, 궁극적으로 세포 기능을 완전히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브래들리 박사는 "이 연구결과가 실제 임상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유전자 가위 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은 이 연구결과에 대해 "연구진이 표적 주변에서 대규모 염기 결실 등이 일어날 수 있음을 확인했으나 어떻게 이런 변이가 발생하는지는 불명확하다"며 "유전자 녹아웃 방식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경우에는 이런 오류가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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