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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최고의 전반기 반환점 돈 양의지 “마무리하러 후반기로”
입력 2018-07-17 05:50 
양의지는 2018시즌 KBO리그 전반기에 가장 많이 웃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8시즌 KBO리그 전반기 MVP를 꼽으라면, 양의지(두산)가 가장 먼저 거론될 터다.
그만큼 양의지의 전반기 활약은 매우 뛰어났다. 타율(0.379)-출루율(0.446) 1위, 장타율(0.639) 2위, 안타(108) 5위에 올라있다. 홈런(17) 12위, 타점(56) 17위, 득점(56) 18위로 도루(3)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 20위권 내다.
양의지는 머쓱해했다. 그는 사실 전반기 막바지 감이 많이 떨어졌다. 타구가 잘 맞힌 게 없고 빗맞기만 했다. 그나마 그렇게 살아남은 걸 위안으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전반기에 늘 잘했다. 2014시즌 이후 5시즌 연속 전반기 3할 타율(0.314-0.336-0.302-0.323-0.379)을 자랑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특히 더 잘했다.
양의지는 시즌 중반 이후 순위 싸움이 힘들어져 초반부터 집중을 많이 하는 편이다. 전반기에 늘 좋았지만 이렇게까지 좋았던 적은 없었다. 나조차 놀랍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성적표다”라고 했다.
양의지는 최고의 타자였다. 그리고 최고의 포수였다. 두산은 투-타 균형이 잘 잡혀있다. 장원준, 유희관이 주춤해도 팀 평균자책점 4.79로 4위다. 함덕주, 이영하, 박치국 등 젊은 투수의 성장이 눈에 띄었는데 포수 양의지의 역할이 컸다.
두산은 58승 29패로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2017시즌 전반기와 비교해 16번을 더 이겼고 10번을 덜 졌다. 2위 한화와 승차는 7경기다. 4월 7일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미끄러진 적이 없다. 독주다.

선두 두산은 양의지가 가장 뿌듯해하는 기록이다. 그는 무엇보다 팀이 좋은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승차 여유도 있다”라며 내가 못해도 팀이 이기면 만족한다. 그래도 내가 잘하면 팀이 조금 더 쉽게 이기는 것 같다. 많은 승수를 쌓은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솔직히 잘 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포수 때문에 승패가 갈리는 게 50% 이상이다. (그런 점에서)타자보다 포수로서 더 잘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3연패가 좌절된 두산은 더 강해졌다. 짜임새가 좋아졌다. 양의지는 두산은 한 명이 슬럼프를 겪어도 다른 선수들이 메워줄 수 있다”라며 지난해 준우승을 하면서 다들 많이 배웠다. 새로운 얼굴이 하나둘 등장했다. 그리고 젊은 투수들이 힘든 경기를 잘 이겨내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 그래서 팀도 더 강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양의지는 전반기에 84경기를 뛰었다. 결장은 3경기뿐이다. 엔트리 말소는 없었다. 양의지는 2017년 6월 25일 잠실 롯데전에서 공에 손가락을 맞아 한 달간 결장했다. 올 시즌에는 건강했다.
양의지는 타자보다 포수로서 공이 더 컸다고 자평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 경기가 소중한 양의지는 매 시즌 첫 승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두산은 3월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첫 승을 거뒀다. 삼성에 1회 4실점을 하고도 5점을 따며 승부를 뒤집었다. 양의지는 당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역전승에 이바지했다.
시즌 첫 승이 가장 기억에 남으나 올 시즌 전반기에는 색다른 경험도 많이 했다. 한솥밥을 먹었던 김현수(LG), 니퍼트(kt), 민병헌(롯데)과 ‘적으로 만났다.
양의지는 느낌이 색다르더라. (7년간 배터리 호흡을 한)니퍼트와 친한데 내가 잘 치게 되면 뭔가 이상한 것 같다. 포수 입장에서도 (현수나 병헌이가)혹여 사구로 다칠까봐 걱정이 들기도 한다”라며 그래도 현수는 KBO리그 최고 타자 아닌가. 현수에게는 맞아도 인정한다. 더 많이 쳐”라고 덕담을 건넸다. 김현수는 16일 현재 두산전 5경기 타율 0.409를 기록하고 있다.
양의지기에게 꼭 좋은 일만 가득했던 전반기는 아니다.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양의지는 4월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곽빈의 연습 투구를 포구하지 않아 정종수 심판을 위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의적이며 비신사적인 행위는 아니다. 그러나 부주의로 오해를 살 행동이었다”라며 제재금 300만원 및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80시간의 징계를 부과했다.
양의지에게는 또 하나의 배움이었다. 그는 (그 날 이후)마주쳤는데 인사 잘 드리고 ‘죄송하다라며 용서를 구했다. 고의성은 없었으니 (앞으로)잘 봐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오해 없이 잘 넘어간 것 같다”라며 야구는 사람이 하는 거라 공 하나에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서로 잘 이해하고 맞춰 가면, 조금 더 줄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양의지는 올스타전 퍼펙트피처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가 올해 가장 기뻐하고 싶은 순간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사진=옥영화 기자

양의지의 전반기는 끝났다. 이제 후반기가 펼쳐진다. 17일 잠실 롯데전부터 다시 고삐를 당겨야 한다. 지난 시즌에 당도하지 못한 정상을 밟는 게 양의지의 목표다.
양의지는 반환점을 돌았으니 후반기에는 (좋게)마무리를 해야 한다”라며 지난 시즌에는 내가 못해서 팀이 준우승했다. 아쉬움이 많았다. 확실히 준비가 잘 돼야 한다. 괜히 욕심을 부렸다가는 독이 된다. 1년 전 많은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최근 매 시즌 크고 작은 통증으로 엔트리에 말소됐다. 올 시즌에는 1군 엔트리에 꾸준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양의지는 전반기에 큰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 예비 FA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잘하는 선수가 많은)두산에서는 매 경기 집중해야 한다. 후반기에도 초심을 잃지 않으며 꾸준히 잘하고 싶다. 그래서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양의지는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한 번도 월간 MVP를 수상하지 못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상복이 없다며 웃었다. 하지만 큰 무대에 강했다. 2016시즌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또한, 올 시즌에도 올스타전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았으며 올스타전 퍼펙트피처 우승을 차지했다.
이 같은 활약을 후반기까지 이어간다면, 생애 첫 MVP까지 넘볼 수 있다. 포수 MVP 수상자는 2000년 박경완이 마지막이다.
양의지는 어린 시절 상은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프로선수로서 잠실야구장에서 경기를 한 번이라도 뛰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지금껏 내게 기회를 주셨던 코칭스태프께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MVP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내가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후보로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사실 개인 기록도 욕심내지 않는다. 4할 타율(6월 16일까지 유지)도 어렵다. 내가 할 수 없는 기록이다. 그저 내가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수준의 목표를 갖고 달성하고자 노력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양의지
1987년 6월 5일생
179cm 85kg
송정동초-무등중-진흥고-두산-경찰
2006년 두산 2차 8라운드 59순위
2010년 KBO리그 신인상
2014년 KBO리그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2015년 KBO리그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2016년 한국시리즈 MVP
2016년 KBO리그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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