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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중 7곳 "퇴직연금 자동투자제 절실"
입력 2018-07-16 17:49  | 수정 2018-07-16 18:42
금투협, 퇴직연금 가입자 설문
근로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 대부분이 운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기보다 전문가에게 맡기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16일 DC형 퇴직연금 가입자 638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69%는 자동투자제도(디폴트옵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자동투자제도는 근로자가 상품을 선택하기 어렵거나 선택하지 못하면 전문가가 관리하는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제도다. 그 이유로는 '바쁜 업무로 상품을 운용할 여력이 없다'고 답한 근로자가 3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품 관리와 교체에 자신이 없음'(26%), '상품 선택이 어려움'(20%) 등을 자동투자제도 도입이 필요한 이유로 꼽았다.
퇴직연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직접 고른다고 답한 근로자는 31%에 불과했다. 절반가량인 45%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추천하는 대로 따랐다. 회사 추천 상품(16%)이나 지인 추천 상품(5%)을 고른다는 근로자도 많았다. 근로자가 운용하는 상품은 평균 1.7개에 불과했다. 가입자 46%는 1개 상품만 담았다. 아예 '운용 상황을 잘 모른다'고 답한 근로자도 27%에 달했다.
또 가입자의 83%는 1년 내에 상품을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일반 금융상품 가입과 달리 퇴직연금 가입자는 제도적 성격으로 가입해 수동적인 경향이 높다"면서 "최초에 운용을 지시한 상품으로 계속 운용되거나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나석진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 본부장은 "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어려움에 대한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업계와 이를 해소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 노후 소득 보장과 생활 안정을 위해 사용자가 퇴직급여로 지급하는 재원을 재직 기간 중 금융회사에 적립해주는 제도다. 운용한 자산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식 혹은 일시금으로 지급된다. 사용자인 기업이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 확정급여(DB)형이며 근로자에게 운용이 맡겨지는 형태가 DC형이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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