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학교폭력 가해자에 공감 능력 키우는 치료 시행하니…"
입력 2018-07-15 10:05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학교폭력을 가하는 청소년들에게 공감 능력을 키우는 분노충동조절치료를 시행한 결과 폭력 성향은 줄어들고 전두엽·두정엽의 기능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료계에 따르면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개발한 '공감증진 기반 분노 및 충동조절 장애 청소년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24명의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에게 매주 2회씩 8주동안 시행하고 예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후는 치료 전후로 임상·신경심리 검사와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의 부모가 평가한 자녀의 비행, 공격성, 내재화(불안·우울 등이 내면에 잠재화된 정도), 외현화(과잉 충동 행동 등을 밖으로 표출하는 정도) 등의 지표는 치료를 받은 뒤 유의미하게 하락했다. 특히 비행을 많이 저지른 청소년들에서 학교 폭력과 관련된 지표가 더 많이 하락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뇌 MRI 촬영 결과에서도 치료를 받은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들의 전두엽과 두정엽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두엽과 두정엽의 기능이 활성화되면 충동·공격성을 조절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공감하는 능력이 높아진다. 특히 두정엽의 기능이 떨어지면 상대방의 표정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에게 공감 능력을 키우는 분노·충동 조절 장애 치료 프로그램을 시행한 뒤 찍은 전두엽(윗줄)과 두정엽(아랫줄)의 MRI 사진. 노란색 표시가 뇌기능 향상을 보인 부위다. [사진 제공 = 서울대병원]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들이 받은 치료 프로그램은 '폭력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효과적 방법이다' '약한 사람은 폭력을 당하는 이유가 있다'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기 전에 내가 먼저 공격해야 한다' 등의 왜곡된 인지를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공감을 활용해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체 개발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의 공감 능력을 향상시키고 충동 및 공격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혔다. 특히 공감과 공격석·충동성 조절과 관련된 뇌기능이 동시에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분노조절장애, 충동공격성 문제 등으로 고통 받는 소아청소년과 성인에게 치료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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