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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300홈런’ 최정, ‘국민타자’ 이승엽 넘어설 수 있을까
입력 2018-07-13 06:01 
홈런을 터트리고 환호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최정.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SK와이번스 최정(31)이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최근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은 최정은 이제 ‘국민타자 이승엽(42·은퇴·현 KBO홍보대사)이 세운 KBO리그 통산 최다홈런기록(467개)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정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2일 잠실 LG트윈스전까지 29홈런을 때리면서 2018시즌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2016시즌과 2017시즌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최정은 이로써 3년 연속 홈런왕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어쨌든 최정은 3년째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으로 자신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때린 올 시즌 29번째 홈런은 자신의 통산 30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이날 최정은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4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민우의 6구째 들어온 144km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최정의 300번째 홈런은 KBO 통산 11번째 기록이며, 300홈런을 친 선수 가운데 이승엽에 이어 역대 최연소 2위(31세 4개월 5일)에 해당한다. 또 이범호(KIA)에 이어 3루수 통산 2번째로 300홈런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SK구단으로서도 의미가 있는 최정의 300홈런이었다. 최정에 앞서 박경완(현 SK 배터리 코치)과 박재홍(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SK 소속으로 300홈런 고지를 밟았지만 SK 소속으로만 300홈런을 때린 게 아니었다. 최정은 SK 소속으로만 300홈런을 때린 유일한 선수로 기록에 남게 됐다.
2005년 유신고를 졸업하고 신인 1차지명으로 SK에 입단한 최정은 14시즌만에 300홈런 고지를 밟게 됐다. 유신고 시절 투타에서 모두 재능이 뛰어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데뷔 시즌인 2005년에는 45경기에 출전해 홈런 1개를 기록했지만, 2006시즌 12홈런을 쏘아 올리며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올 시즌까지 1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꾸준히 때리고 있다.
하지만 2016시즌 이전 최정은 전형적인 홈런타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껍질을 깨고 SK가 첫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2007년부터 팀을 대표하는 타자와 주전 3루수로 도약했지만, 3할 타율에 20개 정도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였다. 어찌 보면 중장거리형 타자였다. 한 시즌 20홈런도 2010시즌에 첫 이정표를 세웠다. 2012시즌에는 26홈런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과 함께 20도루로 20(홈런)-20(도루)클럽을 가입했고, 이듬해인 2013시즌에 역시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28개의 아치와 24도루로 2년 연속 20-20클럽에 가입과 함께 호타준족의 상징이 됐다. 이후 2014시즌과 2015시즌에는 부상으로 2년 연속 100경기 미만 출전에 각각 14, 17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2016시즌 최정은 40홈런으로 NC다이노스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 브루어스)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고, 지난해는 46홈런을 쏘아올렸다. 2016시즌을 기점으로 홈런타자로 각성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도 전반기에 29홈런을 쏘아올리면서 시쳇말로 물이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최정의 홈런 페이스는 이승엽이 세운 통산 KBO리그 통산 최대홈런기록(467개) 경신을 기대케 한다. 물론 여러 변수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최정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신의 두 번째 FA자격을 취득한다. FA 자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해외진출 여부가 관건이다. 이승엽도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절 일본프로야구(지바롯데-요미우리-오릭스)에 진출해 8시즌을 뛰었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8년 동안 터트린 159개의 홈런은 당연히 KBO리그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626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KBO리그에서는 467개의 아치를 쏘아 올렸다.
최정은 이승엽의 기록과 167개 차다. 아직 만31세이기 때문에 10년 정도 더 선수생활을 할 수 있어, 기록 경신은 충분하다. 일단 해외진출을 하지 않고, 국내에서 뛰어야 그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생활의 안정감을 추구하는 최정의 성향상 해외진출보다는 국내 잔류 쪽에 무게를 두는 주변 사람들의 예상이 많다. 다만 최정이 다른 국내팀으로 옮겼을 경우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SK가 홈런친화적인 홈구장을 쓰기 때문이다.
최정의 몸 상태도 주요 변수다. 2014~2015시즌을 망친 이유가 바로 부상 때문이었다. 2016시즌 홈런왕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부상 방지와 컨디셔닝 파트의 세심한 관리 때문이었다. 한 관계자는 강한 스윙은, 그만큼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정은 강한 배팅을 앞세운 타자다. 몸 관리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SK와이번스 최정이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6회말에 김민우를 상대로 통산 300홈런을 터트렸다. 홈으로 들어온 후 트레이 힐만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SK와이번스 제공
최정이 가진 기술과 힘은 향후 몇 년간 더 많은 홈런을 양산하기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홈런은 힘과 기술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며 보통 타자들이 시행착오를 겪다가 20대 후반에 타격에 눈을 뜨는 경우가 많다. 최정의 경우에는 홈런에 눈을 떴다. 어떤 코스로 공을 던지 건, 최정은 모두 홈런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타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은 최정이 이승엽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앞으로 5년 동안 꾸준히 홈런을 때리는 게 관건이다. 즉 30대 중반까지 매 시즌 지금처럼 40홈런을 때리면 이승엽의 기록은 넘어서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의 설명대로라면 이승엽을 넘어 KBO리그 최초의 통산 500홈런 타자가 될 수 있다. 최정은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고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러운 기록이고, 그동안 꾸준히, 열심히 해온 것에 대한 보상 같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부담을 가지지 않고 계속 노력해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최정이 이승엽의 기록을 넘어설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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