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농가 '화상병'에 비상…3년간 농사 못 짓는데 뚜렷한 치료법도 없어
입력 2018-07-12 15:42  | 수정 2018-07-19 16:05

최근 농가에 퍼지고 있는 '화상병'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은 강원도 원주로, 현재까지 매몰을 진행했거나 해야 하는 농가는 전국 44곳입니다.

특히 강원도 평창과 충청북도 충주는 올해 처음으로 화상병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화상병이란 주로 사과와 배에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으로 불에 데친 것 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전염병입니다. 병에 걸린 나무는 흑갈색 병반이 나타나면서 잎이 시들고, 줄기가 서서히 마르기 시작해 결국은 검게 변하면서 죽게됩니다.

빗방울, 전정가위, 연장, 화분곤충 등을 통해 전염되고 그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화상병이 발병한 농장 주변 100m 안에 있는 과수는 뿌리째 캐내 땅에 묻은 뒤 생석회 등으로 덮어 살균해야 하기 때문에 화상병은 '과일계의 구제역'으로 불리곤 합니다.

뚜렷한 치료법도 없는 화상병. 게다가 화상병이 발병한 곳은 3년 동안 같은 작물을 심을 수도 없기에 농민들의 속은 바싹 타들어가고만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10년째 사과농장을 해온 농장주 이영희 씨는 올해 화상병으로 인해 사과나무 1천600여 그루를 모두 매몰 처리해야 했습니다.

이 씨가 추정하는 피해액은 최소 5억원. 여기에 과수 선별기, 고공 작업차 등 농기계와 저온저장고를 마련하는데 든 돈을 계산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이 씨는 "이번 달 말부터 수확에 들어가야 했는데 당장에 뭘 해야 할지 막막하다. 당장에 나무를 심지도 못하게 하고, 3년 뒤부터 할 수 있다는데 이 나이 먹고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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