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이 본 신간] 어떻게 일할 것인가 외
입력 2018-07-10 18:03 


신간 '어떻게 일할 것인가'는 정답과 최선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한 의사가 자신의 고민을 써 내려간 책이다. 저자는 다양한 의료 현장 이슈 속에서 성공과 실패, 그리고 그 안에서 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의 의미는 단순히 의료인에게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의료를 넘어 어떤 분야에서건 성공하기 위해 핵심이 되는 요소 세 가지인 '성실함' '올바름' 그리고 '새로움'을 어떻게 구현해갈지를 설명한다.

'성실함'은 뻔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떤 재능보다 빛을 발한다. 책은 지켜지고 있지 않은 원칙 '손 씻기'에 관한 주제로 시작하는데 의사들이 제대로 손을 씻게 만들려는 온갖 시도와 끝나지 않는 노력을 통해 수술했던 환자의 병실 앞에 붙은 '감염' 표시를 인식한 어느 날, 한순간도 그것이 자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손을 씻는다는 기본적이고 단순한, 그래서 귀찮은 행동을 하는 그 성실함이 가장 많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자신의 업에서 성공의 본질을 묻고 직책의 권한과 합당한 책임, 최선의 태도에 관해 깊이 성찰한다.



첫 소설로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신간.

베트남전 직후 베트남과 미국 사회의 이면을 이중간첩인 주인공의 눈을 통해 살핀다.

프랑스인 가톨릭 신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때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동급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다 '만'과 '본'이라는 두 친구에게 도움을 받고 셋이 의형제가 된다. 이후 공산주의에 심취한 만에게 이끌려 북베트남의 정보원이 된다.

이어 미국으로 건너가 CIA 비밀요원이 돼 겉으론 베트남 대위이지만 이중간첩으로 살게 되고, 동시에 베트콩 고정간첩으로도 활동하며 이민자 출신인 베트남인들을 감시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정체성으로 고민했던 작가가 인물들이 지니는 이중성을 메시지로 냉전 이데올로기와 오리엔탈리즘 등 모든 낡은 가치를 비판한다.



'경애의 마음'은 마음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경애의 마음을 비롯해 책에는 여러 마음들이 등장한다. 또 경애의 마음이라는 것도 한 가지는 아니어서, 기쁨과 슬픔, 신중함과 가벼움 등 여러 형태와 방향을 가진다.

주인공인 경애와 상수. 둘은 재봉틀을 만들어 파는 반도미싱의 영업 팀원과 팀장으로 경애는 파업 과정에서 빚어진 성희롱을 노조에 항의하다가 오해를 받고 따돌림을 당하게 되었고, 상수는 '낙하산'으로 입사했다는 의심에 시달린다.

둘에게는 몇 가지 인연이 있는데 경애가 마음을 털어놓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운영자 언니가 바로 상수라는 사실과 또래인 두 사람이 고등학생이던 1999년에 일어난 동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으로 가까운 친구를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연인이요 친구였던 사망자가 알고 보니 동일인이라는 인연은 이들이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된다.

소설은 직진하지 않고 우회하거나 유턴하지만 서로를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경애(敬愛)'의 마음으로 나아간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로 등단한 김금희의 첫 장편소설로 한 가지 독법으로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저자는 2016년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건과 이어진 '촛불 혁명'을 마주하면서 역사의 현장이 어떻게 기록되고 전해지는지 전달하고자 했다. 그 후 저자는 동서양의 역사가 16인과 그들이 쓴 역사서 18권을 들여다봤다.

사마천의 '사기', 이븐 할둔의 '역사서설',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같은 유명 역사서는 물론 박은식의 '한국통사'와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등까지 다양하다. 이를 통해 역사를 인간의 삶과 사회의 변화 과정 그 자체를 뜻하는 역사와 그 변화 과정을 문자로 기록한 역사로 나누고, 역사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역사학자와 역사를 서술하는 역사가를 구분했다.

역사학은 학술 연구 활동이지만, 역사 서술은 문학적 창작 행위로 보아야 하며 이 둘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목적과 성격과 작업 방식이 다르다는 '역사관'을 드러낸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의 끓임 없는 대화'이기 때문에 '모든 역사는 현대사'일 수밖에 없다는 에드워드 H. 카의 언명을 더욱 확장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최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을 위해 역사 여행 가이드를 자처한 유시민 작가. 위대한 역사가들이 후대에 전하려고 했던 생각과 감정을 따라가보자.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돌파한 스타트 업인 유니콘의 창업자를 조사한 결과, 스탠퍼드 출신이 가장 많았다.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의 공동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 스냅챗의 공동 창업자 에반 스피겔, 바비 머피, 레지 브라운 모두 스탠퍼드를 졸업했다. 많은, 거의 대다수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현실에서 유독 스탠퍼드 출신들이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탠퍼드에서 심리학 강의로 명성이 높은 켈리 맥고니걸 교수는 비결로 '성장 마인드셋' 말한다. 개인의 능력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실수나 실패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스탠퍼드는 학교 차원에서 성장 마인드셋을 장려하는데, 낙오의 경험 없이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을 신입생들에게 기꺼이 도전하고, 약점을 드러내며,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친다.

성과가 중시되는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런 소리가 엉뚱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저자는 경험과 풍부한 연구 결과로 독자들을 설득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법한 주제를 선별하여 24개 레슨으로 정리하고, 레슨이 끝날 때마다 핵심 노트로 확인한다. 시간, 목표 관리부터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에 이르는 폭넓은 내용을 다루는 까닭에 책 한 권을 읽는 동안 직장 생활 전반을 점검해볼 수 있다.



일본의 르포 작가이자, 일 중독자였던 저자는 마흔 살을 넘긴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진다. 뇌경색으로 고차뇌기능장애 판정을 받은 저자는 발음 장애, 근육 마비, 감정 실금 등을 겪는데 하루하루 변해가는 자신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그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새로운 길을 알려준다.

뒤늦게 발견한 삶의 소중한 가치들. 덜 완벽하지만 더 괜찮은 인생이다.

"골치 아픈 스위치가 켜졌다. 뇌경색 이후 나에게는 손가락 마비와 인지 장애 외에 ‘감정실금이라는 장애가 남았다. 뇌에는 감정 억제를 담당하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에 충격을 받아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격렬하게 드러내는 증상을 ‘감정실금이라고 한다. 나는 그를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코 뿌리에도 주름을 모아 재채기를 참는 표정으로 흘러내리는 침을 빨아올리며 항문에 힘을 주면서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아야 했다"

심각한 상황인데도 웃음이 삐져나올 정도로 재치 있는 글재주를 지닌 작가의 세밀한 자기 관찰기가 독자에게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독일 라인 강변 작은 마을 베스터발트. 주인공 루이제의 할머니 젤마가 꿈속에서 오카피를 보면 스물 네 시간 안에 누군가가 죽는다.

소설 속 오카피는 포유동물인데 종아리는 얼룩말처럼 생기고, 엉덩이는 맥, 몸통은 기린을 닮았고 노루의 눈과 쥐의 귀를 지녔지만 아름다운 동물이다. 책은 주인공 루이제가 열 살부터 서른두 살에 이르기까지 겪는 삶을 일인칭 화법으로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삶의 다양한 무늬와 조각을 들려주는 성장소설이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모여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완성하는 오카피처럼, 이 소설은 현실과 꿈, 이곳과 그곳, 사랑과 이별 같은 상반된 풍경들이 모여 기묘한 재미와 울림을 만들어낸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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