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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식` 美 인디영화 신기록…러브버스터 통했다
입력 2018-07-05 14:4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영화 '빅 식'이 미국 인디영화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빅 식'은 정략 결혼에 발목 잡힌 파키스탄 남자가 코마에 빠진 전 여자친구를 통해 진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14일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실화 로맨스 영화다.
평단의 압도적 호평을 받은 '빅 식'은 제90회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으며, 세계 유수의 영화제 15회 수상 및 78회 이상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을 입증 받았다.
북미 개봉 당시 무려 17주간 장기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2017년 로튼토마토 로맨스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작품이다. 이처럼 단번에 듣기에도 놀라운 기록들로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을 뜨겁게 달궜던 '빅 식'의 매력을 짚어본다.
#1 실제 커플이 직접 쓴 리얼 코마 러브스토리
우연한 기회로 '비긴 어게인'(2013),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2015) 등 로맨틱 코미디 제작자로 유명한 주드 아패토우에게 아내 에밀리 V.고든이 희귀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그녀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된 극적 경험을 이야기하게 된 쿠마일 난지아니는 그로부터 자신의 러브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다.
주드 아패토우와 함게 이 실화 로맨스에 단박에 매료되어 공동제작에 이름을 올린 베리 멘델 또한 쿠마일 난지아니의 이야기는 웃긴 와중에 안타까움을 자아냈고, 슬픈 가운데 훈훈함이 느껴졌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 추구하지만 실현하기는 어려운 요소들이 그의 사연에 전부 들어 있었다. 이 이야기를 놓치는 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해, 아패토우와 제작에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쿠마일 난지아니는 처음 각본 제의를 받았을 때, 기쁘면서도 무서워 인생 최대의 도전에 직면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장편 영화 시나리오를 써본 적 없었던 난지아니와 고든은 당시를 함께 겪은 친구,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3년간 고쳐쓰기를 반복했다. 주드 아패토우는 이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나리오 탈고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끝까지 완성해 냈고,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가장 특별하고 리얼한 러브 스토리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결과, 10주년 결혼기념일에 맞춰 개봉한 '빅 식'은 할리우드 로맨스 영화의 전형을 탈피하고 여러 인물의 다양한 관점을 녹여냈으며, 두 남녀의 로맨스 속에 종교, 인종, 문화 차이 등 까다로운 현실 문제까지 탁월하게 담아낸 작품성을 아카데미, 선댄스를 포함한 유수 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았다.
#2 연기파 배우들의 뭉클한 가족 드라마
혼수상태에 빠진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극적인 러브 스토리 속에 따뜻한 가족 드라마가 펼쳐지며 두 남녀의 사랑의 종착지인 가족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파키스탄 이민자 2세대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쿠마일이 겪는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냈는데, 영화 속 그의 이슬람 가족들은 미디어를 통해 자리 잡은 고정관념과는 다른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하고 있다.
쿠마일의 아버지, 아즈맛으로 분한 아누팜 커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 '색, 계'(2007), '나는 간디를 죽이지 않았다'(2005) 등 500여 편에 달하는 다국적 필모그래피를 가진 발리우드의 전설적 배우다. 그는 영화 속 진실한 스토리에 감동하여 인도 뭄바이에서 미국까지 단번에 날아왔으며, 이는 어린 시절 그의 작품을 보고 자란 쿠마일 난지아니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한다.
아누팜 커는 주드 아패토우의 영화에는 혼이 담겨있으며 여유로운 흐름 속에서 진중한 메시지를 건넨다”고 말했다. 극 중 쿠마일은 에밀리가 혼수상태에 빠진 사이, 병원에서 처음으로 그녀의 부모님과 만나게 된다.
아카데미 등 각종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휩쓴 연기파 배우 '피아노'(1993)의 홀리 헌터가 에밀리의 엄마, 베스로 분해 탄탄한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다. 헌터는 영화의 형태와 질감이 매우 색다르면서도 훌륭해 보였다. 진지할 수도 있는 스토리를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흥미로웠다”며 '빅 식'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전했다.

#3 영화계를 놀라게 한 경이로운 박스오피스 성적
'빅 식'은 북미 개봉과 동시에 경이로운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며 다수의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단 5개의 극장에서만 한정적 릴리즈로 개봉을 시작했는데, 첫 주에 435,000달러를 벌어들이며 극장별 평균 수익이 87,000달러에 달해 당시까지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5백만 달러의 예산의 영화로 전 세계적으로 5천6백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 들이며 2017년 미국 인디영화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빅 식'으로 첫 주연 데뷔를 한 쿠마일 난지아니는 2017 '보그' 선정 현존하는 섹시남 12인, 2018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선구자들(Pioneers)에 발탁되는 등 스타덤에 올랐다. 최근 '토르'의 크리스 헴스워스, '테이큰'의 리암 니슨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맨 인 블랙'의 스핀오프 영화(2019년 6월 개봉예정)에 캐스팅되며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18일 개봉.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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