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등 혐의` 조양호 회장, 영장심사 위해 출석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5일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25분께 감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법원에 나타난 조 회장은 포토라인에서 시간을 갖지 않고 곧바로 청사로 향했다. 기자들이 "구속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국민들께 할 말씀이 있냐" 등을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조 회장 측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검찰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조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와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통행세'를 부당하게 챙겨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등 수백억원을 배임 횡령한 혐의다.
또, 불법 '사무장 약국'을 운영해 수십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자신과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을 회사가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잔고 합계가 10억원을 넘는데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부친인 고(故)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이 사망한 뒤 해외 재산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의혹의 상속세 포탈 여부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영장 범죄사실에 담지 않았다.
조 회장이 법정에 향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여 만이다. 당시 '땅콩 회항' 논란의 조 전 부사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회장의 구속 여부는 늦어도 오는 6일 새벽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는 기각됐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