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7월 4일 뉴스초점-의원님은 '잿밥 전쟁 중'
입력 2018-07-04 20:19  | 수정 2018-07-04 20:46
'염불엔 뜻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있다'

진짜 해야 할 일엔 정성을 들이지 않고 잇속 차릴 자리싸움에만 몰두하는 요즘 국회 얘깁니다. 4년 임기 가운데 절반 전반기 국회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후반기 국회를 어떻게 꾸릴지 그림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거든요. 국회는 16개의 상임위원회와 2개의 특별위원회로 나뉩니다.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 통과하려면 이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각 당이 어떤 상임위를 차지하냐를 두고 이른바 자리싸움을 하고 있는 겁니다.

예산이 많거나 지역구 주민들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위원회는 당연히 인기가 많죠. 속칭 '업적'은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유리한 상임위는 어디일까요. 19대 의원 31명 가운데 20명이 20대에 당선돼 속칭 '생환율'이 65%나 되는 국토교통위는 부동의 1위입니다. 지역에 도로나 기반 시설 예산을 배정할 수 있어 기침소리 꽤나 낼 수 있거든요. 다음으론, 16명 중 10명이 생환한 법사위, 21명 중 13명이 생환한 외통위도 인깁니다.

반면, 생환율 40%를 밑도는 보건복지위와 미래창조위는 이른바 비인기 종목, 52시간 근로와 최저임금 문제 등으로 시끄러운 환경노동위와 민감한 사안이 많은 여성위도 기피대상입니다.

상임위원장 자리 경쟁도 치열합니다. 상임위를 통과한 모든 법안을 재심의 하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시작으로, 어느 당이 몇 개 위원장을 차지하느냐를 두고, 말 그대로 이전투구가 벌어지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자리를 맡아도 이들이 맡은 일을 다 잘 했다는 말은 별로 들리질 않죠? 할 일은 안 하고 자리만 차지하겠다는 걸까요.

오늘도 국회 원 구성 협상은 실패했습니다. 혹시 잊은 건 아닌가 해서 묻습니다. 2년 전 속칭 '금배지'를 달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했던 약속이 뭐였냐고요. 모르긴 해도 그때는 잿밥이 아닌 염불, 그러니까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푸른 다짐들을 했을 겁니다. 공염불이라도 좋으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주길 바랍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