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맹 욕하는 트럼프와 일 못해" 駐에스토니아 미국대사 사임
입력 2018-07-01 16:05 
제임스, 멜빌

유럽의 동맹국들에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실망한 제임스 멜빌 에스토니아 주재 미국대사(사진)가 사의를 밝혔다. 미국 외교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발해 스스로 사임한 것은 최근 6개월여 동안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등의 보도에 따르면 33년 동안 직업 외교관으로 근무한 멜빌 대사는 지인들에게만 공개한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은퇴 결심을 밝히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자신의 결정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제임스 멜빌 대사가 사임한다고 확인했다.
멜빌 대사는 페이스북에 "외교관의 DNA는 정책을 지원하도록 프로그램돼 있으며, 우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훈련을 받는다"며 "더는 그렇게 할 수 없을 때가 오면, 특히 리더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물러나는 게 명예로운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6명의 대통령과 11명의 국무장관 밑에서 일하면서 내게 그런 때가 오리라고는 정말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이어 "대통령이 'EU(유럽연합)는 미국을 이용하고 우리의 돼지저금통을 털려고 한다'거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만큼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팩트일 뿐만 아니라 내가 떠날 때가 됐음을 보여준다"며 유럽에 비판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이 자신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했다.
미국의 외교관이 트럼프 정부와의 불화로 사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존 필리 전 파나마 주재 미국대사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견해차'를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비슷한 시기 케냐에서 근무하던 외교관 엘리자베스 섀클포드도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을 비난하는 공개편지를 남기고 물러났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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