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문고가 서울문고의 인수를 포기하고 보유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 지분 50%를 확보했던 영풍문고가 서울문고의 지분 19만 2472주를 약 19억 원에 매각했다. 이는 지난 3월 인수한 서울문고의 지분 27.78% 중 17.61%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시 영풍 계열사인 씨케이가 추가로 지분 22.22%를 매입해 영풍그룹이 서울문고 지분 50%를 확보한 바 있다.
두 서점의 공동브랜드인 'YP얼라이언스'를 론칭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던 영풍문고는 현재 서울문고의 지분 중 일반주를 모두 팔고 우선주 중 일부인 10.17%만을 보유하게 됐다. 씨케이는 영풍문고에 앞서 지분 일체를 정리했다.
영풍문고 관계자는 "영풍문고는 대기업군에 지정되어 있어 경영에 있어서의 규제와 재무 구조 등에서 서울문고와 차이점이 있었다"면서 "서울문고도 3월의 투자로 인해 자금 경색 등 위기 상황은 어느 정도 해소된 바 있어 독자경영을 원했고 향후 두 서점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협의했다"라고 밝혔다. 두 서점은 독자층도 겹치지 않아 브랜드 합병에 따른 시너지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점이 결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영풍문고 스타필드하남점
이로 인해 오프라인 서점계는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의 '빅2' 구도에서 다시 '빅3'로 재편됐다. 지난 3월 영풍문고는 교보문고를 인수하면서 매장 수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서점을 탄생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인수 당시 기준으로 34개의 매장을 운영하던 교보문고를 영풍문고가 매장수 55개(반디앤루니스 13개 포함)로 역전시키며 덩치를 키운 바 있다.지난해부터 극심해진 서울문고의 경영 실적 악화로 두 회사의 합병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던 것으로 출판계에 알려졌다. 서울문고는 인수가 완료된 4월 이후에도 출판사에 대금 지급을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출판계 안팎에서 제기된 바 있다. 서울문고의 자금 경색 당시 출판사의 신간 공급이 끊어진 문제는 현재 해결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서점의 결별로 인해 '오프라인 3등 서점' 서울문고의 독자 생존 여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 됐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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