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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진 김기태 감독…KIA, 반등 모멘텀 찾을 수 있을까
입력 2018-06-27 05:56 
KIA가 전반기 막판 반등 모멘텀을 살릴 수 있을까.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김기태 감독이 달라졌다. 더 정확하게는 독해졌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을 구긴 KIA 타이거즈가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까.
6월말, 현재까지의 모습을 살펴보면 KIA는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그 폭이 너무 깊고 오래가고 있다. 26일 기준 5할에 1승이 부족한 상황. 순위는 6위지만 아슬아슬한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가을야구 실패 및 하위권 추락의 위기가 큰 편은 아니나 지난해 우승팀이란 것을 생각해봤을 때 한 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결과도 내용도 과정도, 모든 게 아쉽다.
시즌 절반이 지나간 상황이다. 팀으로서도 또한 선수단 내부에서도 냉정하고 깊이 있는 고민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그런 찰나, 김기태 감독이 먼저 신호탄을 쐈다. 사실상의 공개의사 표명. 김 감독은 24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KIA의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짚어보고 앞으로를 고민하겠음을 넌지시 언급했다. 시사하는 대목이 많았다. 의미하는 바도 적지 않았다.
끝이 아니었다. 26일, SK와 원정경기가 우천 취소된 시점.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마음 편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최근 2군서 호투하고 있는 김세현 이야기가 나오자 (김세현에 대한) 추천이 들어왔다. 잘 던졌다고하더라”면서도 누군가가 또 내려가야하지 않나”면서 쉽게 고민할 부분이 아님을 전했다. 명확했다. 김세현이 2군서 6월19일 이후 마지막 5경기 동안 매 경기 무실점 역투를 펼쳤음에도 스스로 (팀에)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라며 뼈 있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더 발전하고 더 안정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채찍질이었다. 김세현은 올 시즌 KIA의 초중반 하락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불안한 불펜을 만들며 팀 상승세를 가로막았다. 김 감독은 김세현의 임무와 기대치를 감안, 책임감 있고 강한 투쟁심이 필요하다 주문한 것이다.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은 일명 동행이라 불린다. 베테랑이든 신진선수든 믿음의 리더십이 기초된다. 이는 지난해 팀의 8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최근 성적을 기초로 기타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작년 기준, KIA가 갖고 있는 전력을 몇 배 이상 끌어내며 우승을 만들어낸 데에는 이와 같은 특별한 리더십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고참급은 물론 새 얼굴들까지 지난 시즌 KIA의 팀 분위기에 대한 극찬은 한결 같았다.
다만, 올 시즌 과정과 결과에서 시행착오가 생겨났다. 지속가능한 성과를 꿈꾸던 KIA로서는 난관에 봉착했다. 구성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안에서 끌어낼 전력의 깊이가 지난해 같지 않다. 단순히 코칭스태프 역량만 평가할 수는 없다. 팀 전체가 고민해 볼 문제인 것이 사실이다.

KIA는 현재 원정 9연전을 펼치고 있다. 고척부터 인천을 거쳐 잠실까지. 넥센과 SK, 두산을 맞이하는 힘든 원정길이다. 일단 고척 넥센시리즈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한숨돌렸다. SK 원정 첫 경기가 우천 순연된 가운데 여전히 나머지 5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매일 결과에 따라 5위 혹은 6위로 순위가 바뀐다. 강팀들과 매치 업이 많기에 순위경쟁 그 자체가 이슈가 된다.
때마침, 김 감독은 기존과는 다른 어떤 의미로는 승부수와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26일 루키 김석환이 등록되고 김세현 등록과 보직이 불분명해지고 윤석민이 마무리투수가 되는 등 KIA는 여러모로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감독 하나로는 할 수 없는 게 야구다. 결과까지 담보할 수는 없다. KIA의 소위 승부수모드가 일으킬 반전의 효과는 쉽게 예단하기는 힘들다. 긍정적이라면 터닝포인트가 부정적이라면 하락세의 결정적 시점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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