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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결산·가요②]역주행에 웃고 사재기 의혹에 울었다
입력 2018-06-26 07: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상반기 가요계는 뜨거웠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국위선양을 했고, 남북 화해 무드를 맞아 늦겨울부터 초봄까지 남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두 번이나 교차해 열리는 등 의미 있는 무대가 이어졌다. 가왕 조용필은 데뷔 50주년을 맞아 여전히 왕성한 공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로라하는 가수들뿐 아니라 데뷔 후에도 빛을 보지 못했던 역주행 스타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걸그룹 모모랜드의 경우 낸시, 주이 등 주요 멤버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올 초 발표한 미니 3집 뿜뿜이 음원차트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데 성공, 흙수저 아이돌의 반란으로 연일 화제가 됐다.
하지만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었다. 지난 2월, 발매된 지 한 달 넘은 하루 동안 8200장이 판매된 사실이 알려지며 사재기 의혹에 휩싸인 것.
한터차트는 모모랜드가 1월 한달간 5000여 장의 앨범을 판매했는데 앨범이 발매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 하루 만에 8000장 넘는 앨범이 판매된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음반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모모랜드 소속사 측은 "앨범 유통사로부터 지속적인 앨범 주문 요청에 따른 추가 생산 제안을 받았고, 자금 사정으로 오랜 고민 끝에 1만장 추가 오더를 진행했는데 8000장 사재기 논란이 일었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문의한 결과 일본 팬미팅 및 하이터치회, 사인회 진행을 주관하는 현지 업체에서 일부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모모랜드는 사재기를 하지 않는다. 할 이유도 없고, 솔직히 여유도 없다"고 허심탄회한 자금 사정을 밝힌 소속사는 "일본에서 많은 양의 구매가 일어난 것은 너무도 감사한 일이지만 이는 현지 업체가 현지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이다. 저희가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모모랜드 측의 해명에도 한터차트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해당 의혹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논란은 장기화 됐다. 최초 논란이 불거진 지 4개월 만에 문체부는 "1차, 2차 조사 결과 모두 음산법(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 26조에 해당하는 이해관계자가 대량으로 구매하는 행위인 사재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왕성한 활동에도 의혹의 시선을 벗어나지 못했던 모모랜드는 이번 문체부 조사 결과 및 미화당레코드의 사과를 통해 사재기 꼬리표를 떨쳐낼 수 있게 됐다. 이들은 26일 새 미니앨범 배엠을 통해 상반기에 이어 본격 여름 접수에 나선다.
모모랜드가 오프라인 앨범 사재기 논란을 일으켰다면, 싱어송라이터 닐로는 지난 봄 음원차트 역주행 파란의 주인공에서 한 순간에 음원 사재기 의혹에 휩싸였다.
닐로는 지난해 10월 발매한 곡 지나오다가 지난 4월 멜론 등 다수 음원차트에서 급속도로 역주행하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듣기 좋은 표현은 아니나 사실상 무명가수에 가까운 인지도였던 닐로의 곡이 며칠새 차트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는데, 아이돌 팬덤 음악으로 줄세워지는 게 일반적인 새벽 시간대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방법론에서 편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 곡이 방송 출연이나 SNS 이슈 등 이렇다 할 계기 없이 갑자기 차트에서 치고 올라왔다는 점, 그리고 음원차트 실시간 분석에서 그리고 있는 그래프의 모양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일종의 작업 의혹이 제기됐다. 닐로의 소속사가 올해 초 음원차트에서 그날처럼으로 역주행 파란을 일으킨 장덕철과 같다는 점 역시 조작 의혹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닐로 측은 "사재기는 절대 아니다"라고 부정행위를 부인했다. "소속사(리메즈엔터테인먼트)가 기획사의 역할뿐 아니라 SNS 마케팅과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한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는 게 닐로 측 해명이었다.
닐로 측의 거듭된 부인에도 의혹의 시선은 사라질 줄 모르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가 사재기 공장 보도를 하며 닐로 사례를 언급하는가 하면, 가온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원은 닐로 측이 언급한 노하우에 대해 합리적 의구심, 합리적 사고 등의 표현을 통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반응이라 해석했다.
김씨는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라는 것이 한날한시 그것도 이용자수가 가장 적은 새벽 시간대에 정확히 실시간 음원차트를 공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네티즌들의 합리적 의구심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SNS 게시물은 업로드 즉시 보는 사람, 1시간 후에 보는 사람, 1일 또는 2일 후에 보는 사람 등이 있기 때문에 그 효과가 장시간에 걸쳐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정확한 타깃을 설정했다 하더라도 특정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그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 사고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크고 작은 연예계 이슈의 흐름에 따라 닐로를 둘러싼 의혹도 스포트라이트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닐로는 최근 부산에서 열기로 했던 콘서트가 저조한 티켓 판매율로 취소되는 상황을 맞으며 다시 입방아에 오르는 등 활동 면에서는 차트 성적과 대비되는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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