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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웃으며 카잔 돌아온 일본, 이젠 여유까지 “16강 가자”
입력 2018-06-25 20:21  | 수정 2018-06-26 05:25
일본 축구대표팀이 25일 러시아 카잔의 스타디움 루빈에서 회복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내내 밝은 분위기였다. 훈련 분위기를 주도하는 혼다 게이스케. 사진(러시아 카잔)=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카잔) 이상철 기자] 25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일본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러시아 카잔의 스타디움 루빈에는 ‘긍정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들뜨지 않았으나 카잔의 더위(섭씨 32도)만큼 뜨거운 열정과 희망이 넘쳤다.
일본은 세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24일 저력을 발휘하며 세네갈과 2-2로 비겼다. 19일에는 콜롬비아를 2-1로 격파하기도 했다.
1승 1무의 일본은 H조 선두다. 오는 28일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오를 수 있다. 일본은 2002년 한일 대회 및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바 있다.
‘사커 매거진 ‘사커 다이제스트 ‘넘버 등 일본 언론은 지난해 12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 추첨 후 16강 진출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하나같이 아시아 5개국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를 후보라고 꼽았다.
냉정히 말해 희망을 담은 전망에 가까웠다. 외부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더욱이 할릴호지치 감독이 개막 두 달도 남지 않아 경질된 데다 니시노 감독 부임 후에도 연패를 기록했다. E-1 챔피언십 한국전 1-4 대패 이후 A매치 5경기 연속 무승(1무 4패)이었다.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좌절했던 일본이 다시 일어섰다.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과 정반대의 니시노 감독 색깔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일본은 개인 기량이 출중하며 조직적으로 잘 정비됐다. 특히 정신력과 집중력에서 상대보다 앞섰다. 신선한 충격이다.
일본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폴란드는 세계랭킹 8위로 H조 시드 팀이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대회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며 세네갈, 콜롬비아에 연패하며 탈락이 확정됐다. 폴란드에겐 12년 만에 밟은 월드컵 무대다. 월드컵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23일 폴란드-콜롬비아전이 열린 카잔 아레나에서 만난 일본 취재진은 해볼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폴란드 수비가 헐겁더라. 분명 일본에게도 찬스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16강 경우의 수도 많다. 만약 폴란드에 패한다 해도 세네갈이 콜롬비아를 이기거나 반대로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대승을 거둘 경우 조별리그를 통과한다. 월드컵 두 경기에 대한 내용과 결과가 만족스럽다. 여론도 호의적이다.
24일 스타디움 루빈에서 만난 일본 취재진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한 기자는 16강에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평가전 성적이 나빴고 감독까지 교체했다. 급작스런 상황이 오히려 팀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일본 축구대표팀이 25일 러시아 카잔의 스타디움 루빈에서 회복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내내 밝은 분위기였다. 웃음이 터진 이누이 다카시(왼쪽)와 나가토모 유토(오른쪽). 사진(러시아 카잔)=옥영화 기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까지 바라볼 지도 모른다. 일본이 16강에 오를 경우, G조의 잉글랜드 혹은 벨기에와 맞붙는다. 두 팀 다 조별리그에서 막강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일본 취재진은 16강이 우리의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이다. 8강 이상? 16강만 가도 좋은 거 아닌가. 최고 성적 타이다”라며 흡족하다는 평가를 했다.
그 긍정의 바람은 ‘사무라이 블루(일본 축구대표팀 별명)에서 불고 있다. 카잔과 약 950km 떨어져 있는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기를 마친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으나 피곤한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실시한 훈련은 당초 초반 15분만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전면 공개로 바뀌었다.
약 1시간동안 진행된 훈련 내내 웃음꽃이 피었다. 가가와, 혼다, 나가토모 등 주요 선수들은 물론 검은색 모자를 쓴 니시노 감독도 연신 미소를 지었다. 여유가 느껴졌다.
가가와, 이누이 등 세네갈전에 선발 출전한 10명의 필드플레이어는 그라운드를 가볍게 걸으며 스트레칭을 했다. 혼다, 오카자키, 우사미 등 다른 10명의 필드플레이어는 정상적인 훈련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진지한 태도로 임했지만 쉬는 시간마다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훈련 막바지에는 페널티킥 연습까지 했다. 토너먼트를 대비한 훈련이었을까. 일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16강에서 파라과이에 승부차기로 패한 아픔이 있다.
스웨덴, 멕시코에게 잇달아 패하며 침울해진 한국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였다. 일본 취재진은 이날 유일하게 스타디움 루빈을 찾은 한국 기자를 위로했다.
그들은 한국도 16강 가능성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F조 2위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멕시코전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그 정도라면 나름대로 괜찮은 소득이지 않은가”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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