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일] “카잔도 덥다” 신태용호, 계속되는 무더위와 싸움

[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카잔) 이상철 기자] 오는 27일 독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준비 중인 신태용호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날씨다. 좀 더 콕 집어 말하면 ‘무더위다.
대표팀은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체력 소모가 컸다. 멕시코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러시아 남서부의 로스토프 나 도누의 땡볕더위에 힘겨워했다.
한국-멕시코전의 킥오프 시각인 오후 6시에도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한국-멕시코전의 기온은 섭씨 33도였다.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99km를 뛰었다. 스웨덴전(103km)보다 4km가 줄었다. 멕시코 역시 98km로 100km가 안 됐다. 무더위 때문에 체력적으로 버거워한다는 게 눈에 보였다.
대한축구협회가 파악한 관측 자료와 섭씨 10도 가까운 큰 차이였다. 신태용 감독은 조금 더 더운 줄 알았으나 막상 이곳에 오니 섭씨 33,34도로 많이 덥더라”라고 말했다.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에 잇달아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독일과 최종전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둘 경우, 16강을 바라볼 수도 있다. 독일전에 임하는 동기부여가 더 강해지기 마련이다.
홍철은 희망이 없었는데 작지만 생겼다. 다시 팀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는 분위기다. 감독님도 ‘불가능하지 않다라고 말씀하셨다. 1%의 가능성을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 ”라고 각오를 밝혔다.

관건은 회복 능력이다. 한국과 독일 모두 2차전에서 모든 걸 쏟았다. 독일은 스웨덴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으나 보아텡의 퇴장 탓에 10분 이상 수적 열세로 뛰어야 했다.
특히 조별리그 2차전(23일)과 3차전(27일)까지 준비기간이 짧은 편이다. 1차전과 2차전 사이는 5일(한국)과 6일(독일)의 시간이 있었다.
두 팀은 세 번씩 훈련을 갖는다. 베이스캠프에서 카잔까지 건너가야 한다. 한국은 경기 전날(26일) 오전 이동할 계획이다. 진짜 모든 걸 다 쏟아야 하는 외나무다리 싸움이다. 체력 회복 및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한국은 독일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처진다. 독일이 이번 러시아 대회에서 혼이 단단히 나고 있지만, 우승후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한국의 선택지는 축소된다. 멕시코전과 비슷하다. 많이 뛰어야 한다.
그 가운데 날씨가 또 다시 변수일 수 있다. 로스토프 나 도누보다 덜하나 카잔의 더위도 만만치 않다.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860km 떨어진 타타르스탄의 수도 카잔은 현재 한낮 온도가 섭씨 31도다.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옷도 땀으로 흥건히 젖는다.
카잔이 이렇게까지 무더운 도시는 아니었다. 16일 오후 1시에 펼쳐진 프랑스-호주전은 섭씨 19도였다. 20일 오후 9시의 이란-스페인전도 섭씨 18도로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온이 상승했다. 24일 오후 9시에 킥오프한 폴란드-콜롬비아전은 섭씨 26도였다. 한국-독일전은 27일 오후 5시에 펼쳐진다. 이 시각에도 섭씨 31도였다. 대한축구협회가 모은 카잔의 6,7월 평균 기온은 섭씨 20도가 안 됐다.
대표팀이 피부로 느끼는 기후 변화도 심하다. 멕시코전을 마친 후 로스토프 나 도누를 떠나 베이스캠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복귀했다.
24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날씨는 매우 쌀쌀했다. 이에 대표팀은 훈련을 이원화했다. 멕시코전에 선발 출전한 11명이 호텔 내에서 회복훈련을 하면서 다른 11명은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실외훈련을 실시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카잔은 비행거리가 2시간이다. 아주 먼 지역은 아니다. 그렇지만 많은 게 다르다. 기후까지 그렇다. 롤러코스터 기온에 적응하면서 또 다시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태극전사다. 무더위는 같은 조건이다. 독일전은 체력 싸움이 될 전망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