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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1호 투자사업발굴…5~6개 대상 검토중"
입력 2018-06-24 18:33 
27일 출범 해외인프라공사, 초대 허경구 사장 인터뷰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1호 사업이 상징적이고 중요하죠. 올해 적어도 한 개 프로젝트는 가시적 성과를 낸다는 생각으로 5~6개 정도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여의도 IFC3빌딩에 위치한 KIND 사무실. 27일 출범을 앞둔 이곳에서 직원 40여 명이 벌써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최근 만난 허경구 KIND 사장(사진)은 "대형 건설사 등에서 국외 업무를 해봤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주춤한 국외 건설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수출 역군'이었던 국외 건설은 최근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2010년 716억달러에 이르렀던 국외 건설 수주액은 작년 290억달러로 40%나 줄어들었다. 허 사장은 "한국 국외 건설은 설계·조달·시공(EPC) 위주였는데 낮은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 스페인 등의 도전이 거세다"며 "2010년 중반 '실적쇼크'도 영향을 줬지만 산업 기본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허 사장은 "KIND가 한국 국외 건설 체질을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국외 투자개발형(PPP) 사업을 적극 발굴해 단순도급형 사업 위주인 구조를 탈피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 건설사의 투자개발형사업 수주액은 16억달러로 전체 국외사업 중 5.6%에 불과했다.
그는 중동에 편중된 한국 국외 건설 산업 다변화에도 PPP 사업 확대는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인프라스트럭처 발주가 대부분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선 투자개발형 사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허 사장은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중동에서 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당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다른 지역으로 눈길을 돌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PPP 사업 확대는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동남아시아를 적극 공략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아프리카와 남미 등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금융기관의 전향적인 자세도 요구했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프로젝트의 미래 현금 흐름으로 재원을 가정해 돈을 빌려주고 해당 사업이 잘 진행되는지를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 금융기관과 비교하면 이런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게 허 사장의 일갈이다. 허 사장은 "외국 금융기관은 투자한 사업에 대해 법률·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까지 자문단을 두고 직접 챙긴다"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현재 1900억원 수준인 KIND 자본금을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현재 KIND 자본금은 7개 공기업의 현물 출자(GIF 수익증권) 1300억원과 건설공제조합·수출입은행의 현금 출자 600억원으로 이뤄져 있다. 그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면 자본이 충분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납입자본금의 5배 범위에서 채권 발행과 자금 차입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지만 무역보험공사 등을 상대로 자본금을 더 유치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한국전력공사 해외사업본부장, 삼성물산 프로젝트사업부 상임고문 등을 역임했다.
[손동우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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