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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멕시코] ‘배수의 진’ 승부수도 통쾌한 반란이 안 됐다
입력 2018-06-24 01:56 
[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이상철 기자] 또 한 번의 변칙이었다. 배수의 진을 친 신태용호의 승부수였다. 한결 나아졌으나 끝내 통하지 않았다.
4-4-2 포메이션은 가장 익숙한 옷이나 배치가 특이했다. 혼용 전술이긴 하나 손흥민과 이재성의 투톱 카드를 실전에서 쓰는 것은 신태용호 출범 후 처음이었다.
23일 오후 5시(현지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멕시코전이 열리기 한 시간 전 선발 출전 명단이 공개됐다. 멕시코는 독일전과 비교해 한 명(아얄라→알바레스)만 교체했다.
한국은 세 명이 바뀌었다. 김민우는 햄스트링 미세손상의 박주호를 대체할 제1옵션이었다. 그리고 문선민, 주세종의 투입이 의외이긴 하나 어느 정도 이해가는 부분이 있다. 측면 속도 및 중원 수비 강화 차원이다. 멕시코의 압박을 이겨낸 뒤 빠르게 역습을 전개하기 위함이다.

특이한 점은 이재성의 위치다. 손흥민 바로 옆에 위치했다. 그 동안 이재성은 손흥민 아래 혹은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스웨덴전에서도 4-3-3 포메이션의 공격수 김신욱 밑이었다.
멕시코를 잡기 위한 신 감독이 꺼낸 비장의 카드다. 신 감독은 투톱 옵션인 이근호가 부상으로 낙마한 뒤 공격수는 3명(손흥민·황희찬·김신욱)뿐이지만 투톱을 뛸 자원이 있으며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뒀다”라고 말했다.
이재성의 전방 배치도 그 중 하나다. 멕시코의 전방 압박을 이겨낸 뒤 카운트어택을 날리겠다는 계산이다. 높이보다 속도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을 향해 정확하게 볼을 전달할 수 있어야 했다. 맥시코전에서 이재성의 역할이었다. 이재성도 스웨덴전에서 수비적으로 잘했으나 공격적으로 힘을 쏟지 못했다. 이 부분을 많이 생각했으며 감독님도 요구하셨다”라고 말했다.
점유율에서 크게 밀렸으나 답답함은 덜했다. 한국의 공격은 스웨덴전과 비교해 활발하게 전개됐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와 무더위에도 무던히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황희찬과 문선민은 좌우 측면에서 열정적으로 공격과 수비를 커버했다.
전반에만 8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22분 세 차례 소나기 슈팅을 날린 손흥민은 전반 39분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하기도 했다.
멕시코 수비도 틈이 보였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은 계속 두들겼다. 그러나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후반 30분 마르케스의 백패스 미스로 기회를 맞이했지만 황희찬과 손흥민은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한국은 또 졌다. 전반 24분 장현수의 핸드볼 파울로 벨라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한 데다 후반 21분 역습 과정에서 치차리토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손흥민이 후반 48분 기가 막힌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지만 너무 늦게 터졌다.
2패를 기록한 한국은 짐을 일찍 쌀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적이 필요하다. 오는 27일 카잔에서 독일을 대파해야 한다. 하지만 그 기적도 자력으로 불가능하다. 곧 펼쳐지는 소치 경기서 스웨덴이 독일을 상대로 승점을 딸 경우 물거품이 된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알제리전부터 4연패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전패를 기록할 위기다. 한국의 10번째 월드컵은 역대 최악의 월드컵이 될지 모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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