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오늘(23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보유한 실업자는 지난달 40만2천 명으로 1년 전보다 7만6천 명 많았습니다.
5월 기준으로 보면 4년제 대졸 학력 이상의 실업자 수는 2000년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현재와 같은 기준의 통계는 1999년 6월부터 작성됐습니다.
전체 실업자 112만1천 명 가운데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 비중은 35.8%로 고졸 학력자(40.6%)에 이어 두 번째로 컸습니다.
전문대 졸업자까지 포괄한 대졸 실업자 비율은 48.8%에 달했습니다.
2000년 5월에는 실업자 중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 보유자가 14.2%에 불과했습니다.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 실업자 비중이 18년 사이에 2.5배 수준으로 확대한 것입니다.
대졸 이상 학력을 지닌 실업자가 늘어난 것은 사회 전반의 고학력화에 따라 취업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5월 기준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을 보유한 경제활동 인구는 933만2명으로 18년 전(379만 명)의 약 2.5배로 늘었습니다.
또 전체 경제활동인구 중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자의 비중은 2000년 5월 17.0%였는데 지난달에는 33.1%로 뛰었습니다.
당국은 작년엔 6월에 실시된 지방 공무원 시험이 올해는 5월로 앞당겨진 것이 고학력 실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5월 경제활동인구 조사 기간이 지방직 공무원 시험 기간과 겹쳤다"며 "기존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 수 산정에서 제외됐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신분이 실업자로 바뀌면서 고학력 실업자가 급증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대학교 졸업자 중에는 올해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면서 일자리를 잃은 이들도 적지 않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무원 시험 외에 최저임금도 고학력 실업자 증가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