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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북 대형개발 심판대…삼수생 현대차 GBC, 5년표류 상암 롯데몰
입력 2018-06-22 17:29  | 수정 2018-06-22 19:34
서울 강남권과 서북권 최대 개발 사업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롯데몰 건립안이 연달아 심판대에 오른다. 상암 롯데몰 개발안은 오는 27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GBC 건립안은 다음달 초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 각각 상정될 예정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6·13 지방선거를 의식해 상반기 내내 집값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대형 개발 정책을 최대한 억눌러왔다. 이제 선거가 끝난 만큼 GBC와 상암 롯데몰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여의도, 용산 등 굵직굵직한 개발 프로젝트가 잇달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영동대로 코엑스 맞은편 옛 한국전력공사 본사 용지에 추진하고 있는 GBC 개발계획안이 이르면 다음달 초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상정된다. 앞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올랐지만, GBC로 현대차그룹 본사가 이전하고 남을 양재동 사옥에 추가 배치될 인력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보류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정비위는 건축물이나 공장 신축 등으로 인한 수도권의 인구 과밀집을 조율하기 위한 협의기구다. 국토부를 중심으로 환경부·교육부·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 정부부처와 외부 전문가 등으로 위원이 구성된다. 초대형 건물인 GBC가 삼성동에 새로 들어서고 양재동 옛 사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인구 증가량과 영향, 보완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지는 역할을 한다.
김창환 서울시 동남권사업반장은 "현대차 측에서 지난달 하순 이전적지(양재동 사옥)에 대한 구체적 인력 배치 계획을 마련해 서울시에 제출했다"면서 "이번에는 정비위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GBC 건립의 또 다른 걸림돌이었던 비행안전영향평가와 관련해 국방부와 현대차 측이 오는 7~8월께 별도 협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올해 1~2월 GBC 건립 관련 내부 검토를 거쳐 항공장애등 설치 등 항행안전시설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한 바 있다.
GBC가 이번 수도권정비위를 통과하고 비행안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마련된다면 이르면 9월 중 서울시 건축허가, 10~11월께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교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는 각각 지난 1월과 4월 통과했다. 현재 설계안대로 완성되면 GBC는 국내 최고인 569m 높이로 서울을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해 10월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이 공개된 영동대로 지상광장의 높이가 GBC 1층 바닥면보다 4~5m가량 높게 설계돼 현재 설계대로 광장이 지어지면 GBC 저층부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설계공모 당선자(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컨소시엄), 현대차 측과 문제로 지적된 부분에 대한 설계 부분변경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페로 컨소시엄은 내년 2월까지 영동대로 지하화와 지상광장 조성을 위한 기본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23일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설계 컨소시엄의 '빛과 함께 걷다(LIGHTWALK)'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국제현상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영동대로 지하화 설계에는 총 17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2013년 서울시의 용지 매각 이후 5년간 표류해 온 서울 서북권 최대 개발 사업인 상암 롯데몰 개발계획안도 오는 27일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심의에서 개발 계획이 수립되면 향후 교통·환경영향평가와 건축심의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상암 롯데몰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안건 상정은 지난달 23일에 이어 불과 한 달 만이다. 지난달 올랐던 안은 2015년 마련된 초안에서 거의 바뀐 것 없이 그대로 올랐다. 롯데쇼핑이 서울시를 상대로 '부작위 위법확인' 행정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서울행정법원이 5월 말까지 양측의 합의가 없을 경우 일방적으로 선고를 내리겠다고 압박하자 이를 면하기 위해 일단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행정상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반면 이번에 상정되는 안은 지난해 말부터 롯데와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협의해 온 절충안이어서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와 롯데쇼핑 등에 따르면 롯데가 확보한 마포구 상암동 1624~1626 상업용도 3개 필지 가운데 2개 필지를 통합(합필)해 개발하고 이를 바로 옆 DMC역과 연결하는 내용이 협의안의 핵심이다.
이는 망원시장 등 인근 상인들 반대로 당초 롯데가 서울시에서 사들인 3개 필지 가운데 가장 큰 필지(1626·8162.8㎡)를 비상업시설로 채우기로 한 롯데 측 입장에서는 그나마 사업성을 확보하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롯데 관계자는 "상암동 쇼핑몰과 DMC역 복합역사를 스카이브리지로 이어 필지 축소로 인한 사업성을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9월 코레일로부터 수색역세권 DMC역 구역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초 3개 필지 가운데 2개 필지만 상업시설로 채우라던 시장 상인들은 2개 필지를 통합 개발할 경우 쇼핑몰 규모가 다시 커질 수 있다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롯데 측도 △지하 통합 개발 포기 △30% 이상 비판매시설 사용 △1개 필지 비상업시설 사용 등 이미 수차례 양보한 만큼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망원시장 상인들과도 꾸준히 의견을 조율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협의 내용을 시 담당자가 도건위에서 설명하고 위원들도 이를 고려해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DMC역세권 개발과 한류문화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2013년 4월 상암동 상업용 3개 필지(총면적 2만644㎡)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롯데쇼핑에 통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총 1972억원, 3.3㎡당 3152만원이다.
일각에선 이번에도 사업 추진이 안 되면 롯데 측이 용지를 재매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롯데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재매각 여부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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