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국주식 담은 ETF `전성시대`
입력 2018-06-21 17:35 
코스피가 조정을 겪는 사이에 나스닥을 필두로 미국 뉴욕증시가 날아오르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미국 주식을 담은 ETF가 수익률 상위권 차트를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겪는 와중에도 미국 증시는 여전히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어 미국 주식을 기반으로 한 ETF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ETF 시장에서 최근 3개월 기준 수익률 '톱20' 상품 중 7개가 미국 주식을 기반으로 한 ETF인 것으로 드러났다. 3개월 수익률 1위와 2위를 차지한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 ETF와 삼성KODEX미국에너지 ETF 모두 미국 주식을 토대로 한다. 이들 상품은 1개월 기준으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올 2분기 원유 가격 상승 여파로 가파르게 오른 미국 에너지 기업 주가를 등에 업고, 3개월 기준으로는 많게는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KINDEX 미국4차산업인터넷 ETF가 3개월 수익률 6위에 올랐고, 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 ETF는 같은 기간 수익률 순위 11위를 차지했다.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와 KODEX 미국S&P IT(합성) ETF, KODEX 미국러셀2000 ETF 순위는 각각 17위, 19위, 20위를 차지했다.
KINDEX 미국4차산업인터넷 ETF 3개월 수익률이 13.12%, 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 ETF 수익률은 11.2%로 나란히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은 -5.3%에 그쳤다. ETF 시장을 주도하는 상품으로 미국 주식 ETF가 급부상한 것이다.

미국 주식 ETF와 함께 톱20에 오른 상품은 3종의 건설주 ETF, TIGER생활필수품 ETF를 제외하고 모두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였다. 건설주 ETF는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를 타고 단기 수익률이 치솟은 바 있다. TIGER 생활필수품 ETF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에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기업 주가가 오른 덕을 봤다. 특정 테마에 편승하지 못한 대다수 한국 주식 ETF가 미국 주식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조정 장세에 접어들어 국내 주식을 기반으로 한 대다수 ETF 수익률이 부진했다"며 "최근 3개월간 국내 주식 ETF는 마이너스 수익을 내지 않았으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라고 말했다.
증시의 관심은 앞으로도 이 같은 트렌드가 지속될지다.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분위기다. 미·중 무역 분쟁을 비롯한 여러 악재가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뭉칫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 금리 인상은 경기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되며, 미국 증시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다"며 "선진국 중에서도 미국 경기가 여전히 뜨거울 거라는 기대감이 아직 살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값이 상승 추세로 돌아선 점도 미국 증시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미국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달러값은 완만히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운용업계에서는 달러로 표시된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주식 기반 ETF 중에서도 1개월 기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상품이 있어 미국 ETF와 함께 투자 리스트에 올릴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KODEX IT하드웨어 ETF와 TIGER방송통신 ETF가 1개월 기준 각각 7.3%, 4.3% 수익률을 내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KODEX IT하드웨어 ETF는 최근 주가 상승이 가팔랐던 삼성전기 비중이 24.54%에 달해 톡톡히 덕을 봤다. TIGER방송통신 ETF는 CJ E&M,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주식 비중이 높다.
3개월 기준 수익률 -7.38%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가 1개월 기준 수익률 6.80%로 급반등 랠리를 펼친 KINDEX인도네시아MSCI ETF도 관심을 끈다. 다만 이 상품은 신흥국 주식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고 투자해야 하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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