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제금융석학의 경고 "펀더멘털 튼튼해도 불안심리에 위기 올수 있다"
입력 2018-06-21 15:17 

외환보유액이 충분해도 시장에 불안심리가 퍼지면 국가가 통화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1일 서강대에서 열린 '2018년 아시아계량경제사회 학술대회'에서 강연을 맡은 마크 아귀아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정부가 해외 채권자들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 투기세력의 자기실현적 위기(self-fulfilling crisis)가 실제로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바꿔말하면 해외 투기세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른바 '펀더멘탈(fundamental·경제적 기초)'이 괜찮은 국가에서도 정부 부채·통화위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여유있는 외환보유액과 수출 호조세'로 대표되는 펀더멘털이 잘 다져진 나라로 통하지만, 최근 미국 정책금리 인상에 따라 신흥국 자본유출 등이 불거지고 있어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국제 금융전문가인 아귀아르 교수는 "특히 정부가 채무불이행 선언에 따른 사회적 자중손실(dead welght)을 의식하면 장기 부채 뿐 아니라 비교적 만기가 짧은 중기 부채누적에도 대응하게 되면서 위기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중손실은 환율이나 이자율 같은 변수가 시장 예상·거품 등으로 인해 왜곡됐을 때 발생하는 순손실을 의미한다.
앞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이런 자기실현적 위기가 발생한 바 있다. 아귀아르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정부가 부채를 줄이려 할 때 장기 채권 뿐만 아니라 만기가 비교적 짧은 채권 시장 움직임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