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러시아에 우뚝 선 박경리 동상 "한국문학에 대한 평가"
입력 2018-06-21 07:53  | 수정 2018-06-28 08:05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 제막, 도종환 장관ㆍ러 문화부 장관 참석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1926∼2008) 동상이 러시아에 섰습니다.

어제(20일, 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내 현대조각정원에서 한국·러시아간 민관 대화채널인 '한러대화' 주최로 '박경리 동상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우리 측에서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이규형 한러대화 조정위원장, 박경리 외동딸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동상을 만든 권대훈 서울대 조소과 교수 등 2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러시아 측에서는 메딘스키 블라디미르 로스티슬라보비치 문화부 장관과 크로바체프 니콜라이 미하일로비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총장 등 20~30명이 자리했습니다.


도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러시아 최고의 학술·문화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박경리 선생의 동상이 제막돼 무척 감격스럽다"면서 "러시아에서 푸시킨이 국민 시인으로 추앙받듯이 한국 국민들은 박경리 선생을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오늘 이곳에 박경리 선생의 동상이 세워지게 된 것은 작가 개인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의 예술성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로 생각한다"며 "이번 동상 제막을 계기로 한러 양국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서로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깊어지고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동상은 청동으로 된 박경리 인물상과 마천석 재질의 직육면체 기단부로 구성됐으며, 박경리의 시 '삶'의 마지막 시구인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가 한글과 러시아어로 새겨졌고, 작가에 대한 짧은 소개가 러시아어로 쓰였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는 1724년에 세운 러시아 최고(最古) 명문대학으로,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전임 대통령과 현 푸틴 대통령의 모교입니다. 특히 동상이 들어선 동양학부 건물은 본관과 더불어 이 대학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동양학부는 고종황제 말기인 1897년부터 1917년까지 한국인 통역관 김병옥이 유럽권 최초로 한국어를 강의한 곳이기도 합니다.

동상 건립은 한러 문화외교사업 일환으로 2013년부터 추진됐습니다. 러시아 작가동맹이 2012년 러시아의 '국민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 동상을 서울에 건립해달라고 한러대화에 요청해 이듬해 11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에 푸시킨 동상이 섰습니다. 이번 박경리 동상 러시아 건립은 이에 대한 화답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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