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가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폐지 계획을 해당 학과에 일방적으로 통보해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서울여대 졸업생 등에 따르면 이 학교 행정부는 지난달 10일 특수치료 전문대학원에 '2019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여대는 공문을 보내기에 앞서 올해(2018년) 1학기 초에 특수치료 전문대학원에 "전문대학원의 발전 방향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데 이어 지난달 2일에는 구두로 "특수치료 전문대학원을 유지하기에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며 폐지를 통보했습니다.
표현예술치료학과와 심리치료학과로 구성된 특수치료 전문대학원은 한 학년당 석사 40명, 박사 6명이 정원인 소규모 대학원으로, 후기 입학생 선발을 최근 마치는 등 정상적으로 운영돼왔습니다. 입학 수요가 많아 정원을 채우는 데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올해(2018년) 입학한 학생들을 포함해 모든 재학생이 졸업할 것으로 보이는 2028년까지는 특수치료 전문대학원의 현 체제를 유지하되 앞으로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음으로써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여대는 학교 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실무와 이론 교육을 겸해야 하고 정원도 적은 전문대학원을 운영하기에 부담이 크다는 입장입니다.
전문대학원 전임 교수들은 폐지를 막기 위해 긴급 교수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학교 행정 당국에 철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달 15일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같은 상황을 알렸습니다.
폐지 소식을 접한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서울여대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폐지논의 백지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발족하고, 폐지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습니다.
비대위는 성명에서 "폐지 논의 과정에서 학교 주체인 학생이 배제됐다"고 지적하며 폐지 백지화를 요구하고 교내 행정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전혜정 총장은 교무처장, 기획처장, 대학원장, 사무처장 등과 함께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전임교수 4명과 학생 대표 3명을 면담했습니다.
서울여대와 비대위에 따르면 전 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은 면담에서 재정 부담 때문에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폐지를 논의해왔다고 인정하면서 향후 학생들의 의견도 수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만 당장 폐지 계획을 철회하라는 비대위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번 일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 측이 폐지 계획을 백지화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비대위는 이날 오전에도 시위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