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해라"…황당한 성범죄 사이트
입력 2018-06-15 19:30  | 수정 2018-06-15 20:44
【 앵커멘트 】
최근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에는 성범죄 상담 사이트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담 내용이 주로 성추행을 하고서 어떻게 처벌을 피해갈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홍주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성범죄로 고소당한 남성들을 상담해준다는 한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게시판에 자신의 혐의와 사건 경위를 적어 글을 올리면, 기존 이용자들이 처벌 수위를 낮추는 법을 조언해주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어떤 조언이 나오는지,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직접 올려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처벌 수위를 낮출 방법을 알려주는 댓글들이 줄을 지었습니다.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다는 내용의 또 다른 상담 글에는'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하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후 이러한 성범죄 상담 사이트들이 활성화되고 있는데,한 사이트에는 최근 5달 사이 400건이 넘는 상담 글이 올라왔습니다.

▶ 인터뷰(☎) : 상담 사이트 운영자
- "처벌 수위를 낮추고자 노력하고 억울하면 그 억울함을 풀어야 된다. 저희는 그런 취지…."

일부 사이트는 성범죄 전문 변호사가 운영하는데, 오히려 성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윤지영 /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
- "성범죄는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저질러도 형량을 낮추고 피해갈 수 있는 것, 별거 아닌 것이라고 하는 인식을 확산…."

사이트에 가입만 하면 이용자들이 올린 상담 글을 볼 수 있어, 자칫 피해자 신상이 노출되는 2차 가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N뉴스 홍주환입니다. [thehong@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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