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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위 마감’ 女배구, VNL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입력 2018-06-15 11:20  | 수정 2018-06-15 11:22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VNL을 12위로 마감했다. 수원에서 열린 2주차 이탈리아전 모습.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박윤규 기자] 2018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참가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최종 1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약 한 달간의 여정에서 한국 배구가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
가장 긍정적인 수확은 이재영(22·178cm)의 성장이다. 긴 대회 일정을 모두 소화한 그는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팀 내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으면서도 421번이나 되는 공격을 시도했다. 물론 부진한 경기도 있었고 막판 체력 저하로 고전하기도 했지만 이재영이 없었다면 대표팀은 더욱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을 것이다. 아직 젊은 선수인 만큼 VNL에서의 경험을 발판으로 더욱 큰 활약을 펼칠 것이 기대된다.
박정아의 공격력도 빛났다. 주포 김연경(30·192cm)은 물론 속공과 이동 공격으로 상대 블로킹을 분산해줄 김수지(30·187cm), 양효진(29·190cm)까지 휴식을 취한 3, 5주차 일정에서 박수를 받을 만한 활약을 펼쳤다. 리시브에서 크게 무너진 것이 아쉬웠을 뿐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상대로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대회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역시 리시브였다. 김연경이 빠진 경기 중 안정적인 서브 리셉션을 펼친 경기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었다. V-리그와 국제 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인구가 각기 다르다는 문제도 있지만, 팀 전체적으로 리시브에서 너무 큰 문제를 노출했다. 어린 선수들은 물론 베테랑들까지 제대로 상대 서브를 받아내지 못하고 고전했다.
특히 대표팀은 평균 신장 180cm로 키가 크지 않은 팀이다. 조직력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면 체격 조건에서 앞서는 세계 배구 강국들에게 이기기 힘들다. 6일 상대한 일본 대표팀은 174cm의 평균 신장에도 불구하고 끈끈한 수비력을 앞세워 한국에 제대로 한 수를 가르쳐줬다. 한국 배구가 분명히 배워야 할 부분이다.
이외 중진급 선수들의 부재도 아쉬웠다. 미래 유망주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쌓도록 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너무도 어린 선수들을 내보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선아(20·184cm), 유서연(19·174cm), 박은진(19·188cm), 김주향(19·184cm), 나현수(19·183cm) 등 프로 무대조차 아직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야 했다. 세계 강호들에게 너무도 크게 휘둘리는 어린 선수들을 보며 많은 배구 팬들은 중심을 잡아줄 중진급 선수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온 대표팀은 귀국하여 휴식을 취한 뒤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훈련에 임할 예정이다. VNL의 쓰린 경험은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발판으로 작용하게 될까.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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