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북회담 평가 언론, 백악관 극과극
입력 2018-06-14 15:52 

6.12 미북회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공적인 싱가포르 정상 회담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라고 잔뜩 추겨세웠다. 반면 미국 언론들은 이날도 '북한 인권문제도 제기못하고 숙제만 남긴 회담'이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북한과의 역사적인 정상 회담은 세계를 위해 대단한 순간이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이 자료는 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사들만 나열하는 식으로 작성됐다. 백악관이 내놓은 보도자료에는 "북한이 미북정상회담 후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했다"(폭스뉴스), "트럼프·김정은, 평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겠다는 합의문에 서약"(워싱턴포스트) 등 미북회담 결과를 낙관적으로 본 기사를 제목과 함께 요약해 자료의 맨 앞에 배치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뉴욕타임스에 기고를 통해 "1953년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시작됐다"고 호평한 것을 비롯, 미북회담을 좋게 평가한 전문가들의 기고도 요약·정리해 담았다.
하지만 이러한 백악관의 보도자료는 지나치게 입맛에 맞는 뉴스만 골라 치적을 내세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 이날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위해 북한 인권 등 중요한 사안을 도외시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잇따라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향해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라고 표현한 데 대해 "매우 거슬린다"고 표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국민은 열정이 보인다고 강조했지만 그들이 지도자에게 열정을 보이는 이유는 그렇지 않는다면 감옥에 가게 되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WP는 또 "불과 7개월 전 북한 인권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던 트럼프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는게 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E.J 디온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WP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인권은 종종 현실정치에 기초한 국가안보에 대한 계산에 따라 차순위로 밀려나곤 한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체제의 믿기 힘든 잔인성을 단순히 간과한 정도가 아니라, 김 위원장을 '매우 열려있는' '매우 훌륭한' '매우 똑똑한' '매우 재능있는' 등의 수식어로 잔뜩 칭찬했다"고 지적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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