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미풍' 그친 무소속 후보들 4년 전보다 위력 반감
입력 2018-06-14 11:34  | 수정 2018-06-21 12:05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돌풍은 없었습니다.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는 부산과 제주 두 곳에서만 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중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재선 도전에 나선 원희룡 후보가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원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습니다.

원 당선인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제주지사에 당선됐다가 이후 바른정당을 거쳐 바른미래당으로 적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전략상 당선을 위해 '무소속'을 택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으며, 이 같은 전략이 실제로 유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산시장 선거에는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혁 후보가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냈으나 1%대의 득표율에 그치며 5명의 후보 중 꼴찌를 기록하는 참패를 겪었습니다.

반면, 4년 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에 간발의 차이로 져 분루를 삼켰던 오거돈 후보는 이번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 광역단체장이 한 명도 선출되지 않았으며, 앞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때는 경남과 제주 2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이번에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 12곳 중에서는 5개 선거구에서 6명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이 중 '한국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이 나오던 전통 텃밭 경북 김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대원 후보는 오늘(14일) 새벽까지 한국당 송언석 후보를 줄곧 앞서다 막판에 불과 493표차로 석패했습니다.

앞서 최 후보는 당초 한국당 김천시장 후보 경선에 나갔다가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경북 김천 보궐선거에 출마했었습니다.

나머지 5명의 무소속 후보는 미미한 득표에 그쳐 정당이 공천한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역부족임을 실감했습니다.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에도 지난 2014년 선거보다 올해 무소속 후보들의 활약은 미풍에 그쳤습니다.

개표 결과 226곳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17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됐습니다.

2014년과 2010년 선거에서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각각 29명, 36명 탄생했다는 점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소속의 강세는 수도권보다 여야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주요 정당의 공천 갈등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서도 전북 무주군수와 임실군수, 전남 여수시장·광양시장·장성군수·장흥군수·신안군수 등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습니다.

이는 민주당이 호남에서 공천 갈등을 겪으면서 일부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데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묻지마 투표' 성향이 약화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영남 지역에서도 부산 기장군수, 경북 김천시장·안동시장·영천시장·울진군수, 대구 달성군수에서 무소속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습니다.

이들 중에도 한국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한 후보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밖에 강원 지역에서도 동해시장, 횡성군수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광역단체장의 경우 시민들이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해 '터줏대감' 정당들에 힘을 실어줬지만, 기초단체장은 부담 없이 무소속 후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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