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북회담보다 美금리 우려…증시 숨고르기
입력 2018-06-12 17:34  | 수정 2018-06-12 19:44
미·북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에 비해 0.05%, 0.17% 하락하며 마감했다. KEB하나은행 딜링룸의 전광판 앞에서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재훈 기자]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1300억원에 가까운 매도 우위를 보이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또 다른 '빅 이벤트'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결정 등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관망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2포인트(0.05%) 내린 2468.8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480선 근처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2470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때도 회담 전후 2500선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2400 중반으로 다시 내려앉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51포인트(0.17%) 내린 875.04에 장을 마쳤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미·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 국내 증시의 전반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선언문 발표 이후 일부 관련 종목은 수혜를 볼 수 있겠으나 시장 전체는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FOMC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따라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보자는 입장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12~13일(현지시간)은 미국 FOMC, 14일은 ECB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팔자' 행보였고, 기관은 홀로 약 12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날 약 1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덕분에 외국인의 6월 순매수 규모도 3800억원으로 줄었다. 외국인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1조원, 8000억원을 팔아치웠는데 이달은 아직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사들인 종목을 보면 HDC현대산업개발, 서희건설,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남북 경제협력주가 여전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HDC현대산업개발은 순매수했지만, 서희건설·현대로템·남해화학·현대엘리베이터 등 남북 경협주 대다수를 팔아치웠다.
국내 채권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만기별로 3년물 2.223%, 10년물 2.721%로 각각 나타났다. 3년물은 전날과 같고, 10년물은 1.1bp(1bp=0.0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다만 미·북정상회담보다는 다른 요인이 채권시장이 강세를 나타낸 이유로 지목된다. 한반도 평화무드는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선호하는 현상을 불러올 수 있지만 핵심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기준금리 방향을 따라가는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슬기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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