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나인원한남 `임대후 분양` 선회
입력 2018-06-12 17:23 
서울 내 최고가 아파트를 노리던 나인원한남이 임대 후 분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6개월 전 정부의 고분양가 심사 문턱에 걸려 일반분양이 막히자 선임대 후분양 쪽으로 사업 계획을 바꾼 것이다. 가구당 임대보증금이 33억~48억원이 될 것으로 보여 국내 최고가 임대보증금을 기록할 전망이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나인원한남의 시행을 맡고 있는 디에스한남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사전 협의를 마치고 임대보증 승인을 신청했다. 첫 신청 때는 HUG가 두 달이나 질질 끈 뒤 결국 불승인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충분히 사전 협의를 거친 만큼 무난하게 보증서 발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디에스한남이 기존 선분양에서 임대 후 분양으로 방식을 전환한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집값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면서 최소한의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디에스한남은 지난달부터 '플랜B'를 준비해 왔다. 임대 후 분양을 비롯해 후분양까지 HUG와 협의해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임대 후 분양 방식과 후분양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정부 정책기조를 반영해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최종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HUG에서 임대보증을 받는 금액은 3.3㎡당 4500만원으로 총 1조3000억원 수준이다. 가구당 임대보증금은 33억~48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대보증서를 발급받은 후 용산구청에 임차인 모집신고를 하고, 다음달 초 임대분양 청약 신청을 받는다. 4년간 임대기간을 거쳐 임차인 혹은 신규 수요자에게 분양전환될 예정이다. 분양전환되는 가격은 내년 말로 예정된 준공 시점에서 감정평가한 금액이다.
임대 후 분양한 고가 주택 예전 사례인 한남더힐이 분양전환 가격 기준이 되는 감정평가 시점을 분양전환 때로 잡아 입주자와 분쟁이 크게 발생한 것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나인원한남은 2019년 말 입주를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인원한남 비즈니스의 수익성은 결국 임대계약률과 준공 시점 부동산 경기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임대보증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는 만큼 향후 임대계약률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입주 시점의 감정평가액으로 분양전환 가격이 정해지는 만큼 지금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분양 매출이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비교 대상인 한남더힐의 평당 매매가가 700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고 고급 주택은 경기를 덜 타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