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장면을 흐뭇한 표정으로 시청했습니다.
오늘 문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이 시작된 오전 10시, 애초 예정대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도 회의 시작 전 국무위원들과 미북정상회담 생중계 장면을 시청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정상회담장으로 입장하는 장면을 국무회의장 안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텔레비전 등으로 지켜봤습니다.
특히 두 정상이 나란히 걸린 성조기와 인공기 앞에서 악수하는 장면에서는 환한 미소를 짓는 등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고,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어제는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며 "우리에게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남북미 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기를 국민과 함께 간절히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한때 북한 측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돌연 발표하기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습니다.
그때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을 찾아가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 5·26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등 북미 간 중재를 위해 헌신적으로 움직인 바 있습니다.
여러 위기를 돌파하고 미북정상이 이날 만난 것만으로도 한반도 비핵화의 중대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중재역'이자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하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결실'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생중계를 시청하면서도 중간 중간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물론, 이후 비핵화 논의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스케치'입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어제(1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뿌리 깊은 적대관계와 북핵 문제가 정상 간 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며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이 완결될 때까지 남북미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주변국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