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매체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싱가포르 방문 보도 안 해…남북회담과 대조적
입력 2018-06-10 20:01  | 수정 2018-06-17 20:0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10일) 역사적인 첫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도착한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을 아직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늘 오후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뒤 숙소인 세인트레지스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풀고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대외정책을 다루는 핵심 인사들도 대거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한 것으로 공식적인 현지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대내외용 매체들은 오늘 오후 7시30분 현재 김 위원장이 평양을 떠나 싱가포르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일절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동선 및 일정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도했던 것과 대조됩니다.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오전 6시 31분쯤 김 위원장이 새벽에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는 문 대통령과의 회담 3시간 전이었습니다.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도 당시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 및 남측에서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비교적 신속하게 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다만,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이날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지만, 미북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 자체는 앞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6월 12일로 예정되여있는 조미(미북)수뇌회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문재인 대통령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역사적인 조미(미북)수뇌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하시였다"라고 미북회담 예정일을 예고했었습니다.

노동신문도 같은 날 1, 2면을 할애해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미북정상회담 날짜를 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이 밖에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의 경우 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통상 김 위원장의 동정을 사후에 보도하는 북한 매체 특성을 고려할 때 12일 미북정상회담까지 이틀이 남은 만큼 이번에도 시차를 두고 보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2012년 집권 이후 판문점과 중국을 제외하고 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미북정상회담의 상징적 의미를 고려할 때 북한 내부적으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 보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과 리셴룽 총리와의 면담은 오늘(10일) 저녁 이뤄지는 만큼 이르면 내일(11일) 오전쯤 보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매체들의 '침묵'이 첫 장거리 외유로 평양을 비우게 된 김 위원장의 신변안전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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