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 조직이나 갈등은 존재합니다. 중요한 사건을 앞두고 구성원들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7일(현지시간)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나온 한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정우영(빗셀 고베)의 의견 충돌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갈등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두 선수는 마지막 프리킥 기회에서 호흡이 맞지 않자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표출했습니다.
문제는 두 선수의 모습이 TV 중계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됐다는 것입니다.
그냥 지나가 버릴 수 있었던 상황은 온라인상에서 크게 증폭됐습니다.
네티즌들은 대표팀에 내부 분열이 일어났다고 비판했고, 몇몇 매체들은 자극적인 보도를 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두 선수의 갈등 모습은 꼬리를 물며 점점 커졌습니다.
자칫 대표팀 분위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으로 번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손흥민과 정우영은 8일 오스트리아 레오강 사전캠프 훈련장에서 장난 섞인 화해의 장면을 연출하며 불화설을 녹였습니다.
손흥민은 일부러 정우영에게 다가가 "우리 싸울까?"라며 장난을 걸었고, 정우영도 웃음으로 화답했습니다.
대표팀 선수들과 나이 차가 적은 차두리 코치는 두 선수에게 손을 잡으라고 말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손흥민과 정우영의 행동에 볼리비아전 0-0 무승부로 무겁게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는 오히려 밝게 변했습니다.
선수들은 두 선수 주변에서 껄껄 웃었고, 코치진도 대열에 합류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별다른 웃을 거리가 없었던 대표팀엔 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두 선수의 감정싸움이 사실이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는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전화위복이 된 셈입니다.
대표팀 관계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한 관계자는 "인터넷상에 무분별한 오해가 쌓여 팀 분위기를 해칠까 걱정했는데, 잘 마무리돼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팀 분위기를 수습한 태극전사들은 러시아월드컵을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