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바 논란 틈타…바이오 주워담는 외국인
입력 2018-06-08 16:05  | 수정 2018-06-08 17:12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에 대해 결론을 못 내리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코스닥 제약바이오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정에 따라 주가가 많이 떨어진 데다 미국 암학회(AACR)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등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입증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코스피 대형 제약바이오주에 대해서 여전히 관망세를 지키고 있다.
6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지난 7일까지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에이치엘비로 매수규모는 2063억원에 달했다. 메디톡스와 바이로메드 또한 각각 1036억원, 1034억원 순매수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셀트리온제약(763억원)과 휴젤(213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동시에 외국인은 카카오M(402억원)과 포스코켐텍(298억원), 파라다이스(262억원), 서울반도체(212억원), GS홈쇼핑(198억원) 등을 팔아치우며 엔터테인먼트와 정보기술(IT) 비중을 일부 축소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는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주를 잇달아 순매도하고 엔터주와 IT주를 대거 순매수하면서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메디톡스(634억원)와 에이치엘비(472억원), 바이로메드(393억원), 셀트리온제약(318억원) 등을 팔아치우고 포스코켐텍(671억원), 엘앤에프(586억원), 에스엠(466억원), 카카오M(430억원) 등을 대신 사들였다.
시장에서의 우려와 달리 외국인들이 코스닥 제약바이오주를 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제약바이오주가 조정을 많이 받은 결과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세 차례로 낮추면서 고위험-고수익 전략 차원에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근 ASCO와 AACR 등 국제학회에서 한국 업체들의 파이프라인이 주목받았는데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계처리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제약바이오업종 대장주인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심리는 아직까지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103억원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지난 7일까지 3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셀트리온의 경우에는 지난달 3047억원 순매도에서 이달 199억원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매수규모는 크지 않았다.
강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과 제약바이오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 있다"며 "외국인뿐만 아니라 기관투자가들 역시 최근 헬스케어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기에 하반기에는 투자 비중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열리는 학회 일정에 따라 제약바이오 업종 주도주가 다시 한번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는 ASCO 연례총회가 열렸는데 국내에서는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오스코텍, 신라젠, 테라젠이텍스 등이 참여했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폐암 표적치료제 1·2상 결과를 공개했고 신라젠은 펙사벡의 정맥투여를 통한 면역활성화 효과를 공개했다. 한 해 가장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ASCO 총회는 끝났지만 유럽 등지에서 류머티즘, 혈액암 학회 등의 일정이 남아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약개발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약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학회 발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학회 참석으로 임상 데이터를 외부에 노출하고 공동연구와 라이선싱 거래를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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