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의 막후 조율사로 활약 중인 조 헤이긴 미국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번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백악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음 자리로는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WP가 인용한 소식통들은 현재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전과 경호 등을 준비하고 있는 헤이긴 부비서실장이 정상회담에서 돌아오자마자 백악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한 보좌관은 헤이긴 부비서실장이 다음 자리로 CIA 부국장직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 측근은 WP에 "조는 떠날 준비가 돼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그의 최고의 성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떠날 때가 됐다. 조는 자신의 임기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CIA 부국장 자리는 지난달 전임자인 지나 해스펠이 국장으로 영전하며 현재 공석이 됐다. 상원 인준청문회가 필요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만 얻으면 된다.
헤이긴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통보로 좌초 위기에 빠졌던 미·북 정상회담을 회생시킨 1등 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5월 말부터 싱가포르에 머물며 북한 측 협상팀과 4차례 회동해 정상회담의 의전과 경호 등 제반 준비를 마무리지었다.
미국 CNN방송은 헤이긴 부비서실장이 준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결정적 확신을 심어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12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공표한 게 헤이긴 부비서실장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헤이긴 부비서실장의 활약 속에 언론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동료들은 그를 '백악관 내 어른'이라고 부르곤 했다"고 전했으며 CNN은 그에게 '트럼프의 남자'라는 별명을 붙여준 바 있다.
[안정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