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서유럽 방문하는 푸틴 "유럽 갈라놓을 생각 없다"
입력 2018-06-05 15:57 

1년만에 서유럽(오스트리아)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번영을 원한다. 통합을 갈라놓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오스트리아를 통해 EU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와의 인터뷰에서 "EU는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경제·통상 파트너다. 우리는 EU가 통합되고 번영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EU가 문제를 많이 겪을수록 우리가 겪는 위험과 문제도 많아진다"며 "우리는 EU를 갈라놓을 생각이 없다 협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 다음날인 5일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세바스찬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회담했다.
오스트리아는 서방국 중에서도 러시아에 우호적인 몇 안되는 나라다. 오는 7월 EU의장국을 맡는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와 유럽 사이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이 오스트리아 방문에 나선 것은 EU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방의 잇따른 제재로 러시아 국민들의 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좀처럼 유럽을 방문하지 않기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이 1년여만에 '외출'에 나섰다는 점도 상징적 의미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핀란드 방문 이후 유럽을 찾지 않았다.
국제 정세도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이란 핵합의(JCPOA)에 탈퇴하면서 독일, 프랑스 등 EU 회원국과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달 각각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협력을 모색한 바 있다. 러시아와 EU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면 러시아는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게 되고, 미국과 EU의 동맹을 와해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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